훼손 심해 사망자 신원확인 어려워… 유가족들 “아직 아무것도 몰라” 비통
50대 2명-30대 1명-20대 2명 사망
경찰, 빠르면 오늘 감식 마칠 예정

경찰과 회사 측에 따르면 사고로 숨진 근로자들은 50대 2명, 30대 1명, 20대 2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3명은 정규직이고, 20대 2명은 입사 2년이 채 되지 않은 계약직 근로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선병원에는 사망자 5명 가운데 3명의 시신이 안치됐다. 하지만 장례식장 빈소 현황판에서는 고인들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당직실 칠판에는 ‘1번’, ‘2번’, ‘3번’ 등 번호만 적혀 있었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사망자 신원이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 안치 순서에 따라 임시로 번호를 붙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병원을 찾은 가족과 직장 동료들은 안치실 앞을 지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망한 근로자의 외삼촌이라고 밝힌 한 중년 남성은 “경황이 없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안치실 앞 의자에 앉아 고개를 떨군 채 연신 눈가를 훔쳤다.
일터에 나간 가족이 연락이 닿지 않자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온 유가족들은 “우리도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동료 근로자들 역시 작업복과 작업화를 그대로 착용한 채 안치실 앞을 지켰다.
사망자 2명이 안치된 충남대병원 장례식장 분위기도 비슷했다. 장례식장을 찾은 한 남성은 “아직 시신이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이곳에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신원 확인이 이뤄지지 못한 건 폭발 충격과 이어진 화재로 시신 훼손 상태가 심하기 때문이다. 유승식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사망자 유전자(DNA)는 모두 채취했지만 아직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없다”며 “유가족 DNA 대조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을 통해 빠르면 2일 신원 확인을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8년, 2019년에 이어 세 번째 일어난 사고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동조합은 “사고를 채 잊기도 전에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함에 비통함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허록 노조위원장은 “비슷한 장소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결국 죽음을 방치하고 용인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이번 사고는 결코 우연한 불운이 아니다”라며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는 즉시 정부와 수사 당국은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대전=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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