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온갖 ‘센터 신설’ 교육 공약... 겉치레보다 기본에 집중해야

전국이 공약 현수막의 시간이다. 곳곳에서 KTX역을 신설하겠다고 한다. 고속철도가 지하철로 전락할 판이다. ‘단일화’에 목을 매던 교육감선거도 공약이 빠질 수 없다. 그런데 이번 인천시교육감 후보 공약은 서로 닮아 보인다. 저마다 온갖 센터·진흥원 등 기구를 늘리겠다고 한다. 그간 기구 모자라 교육이 어려웠나.
3명 후보 모두 새로운 기관·센터 설립을 앞세운다. 다양한 교육 현안의 해결책이라는 설명이다. 도성훈 후보는 긴 이름의 ‘5개 권역별 인공지능(AI) 융합교육센터’ 신설을 내걸었다. ‘직업교육지원센터’도 추가했다. 이대형 후보는 ‘미래 AI 교육원’을 신설하고 ‘체육 통합 운영본부’를 발족한다. 임병구 후보는 ‘학생성장연구센터’와 ‘직업교육진흥원’을 세우겠다고 한다.
우선 방만한 기구 신설이 교육 재정을 흔들까 걱정이다. 센터 한 곳 생기면 기관장 및 직원 인건비가 고정적으로 들어간다. 시설 임대료, 사업비까지 연간 최소 수십억원이다. 이미 인천시교육청은 그간 직속 기관을 많이 늘려 왔다. 도서관을 제외하고도 AI융합교육원, 난정평화교육원 등 10개나 된다. 지난해 이들 기관의 유지·운영비로 156억원이 들어갔다. 규모가 작은 각종 센터도 이미 76곳에 이른다. 파견 교사를 포함해 이곳 직원만도 425명에 이른다. 효율성 검증과 통폐합이 필요한 판에 오히려 행정 조직을 키우려 하니 걱정이다.
현재 인천시교육청의 주 재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다. 이 교부금도 국세 수입 감소 등으로 3년 연속 줄고 있다. 지난해엔 1천70억원 감소했다. 기구 신설로 고정비 지출이 늘면 학교 현장에 쓸 돈을 줄여야 한다. 필수 교수학습 지원비나 노후 시설 개선비 등이다.
기구 중복 문제도 있다. 공약에 내건 기구들 업무도 이미 기존 센터 등이 맡고 있다. AI, 직업교육, 체육 관련 업무도 인천시교육청 본청이나 각 지역 교육지원청에서 담당하고 있다. 확실한 업무 차별성도 없이 센터 간판만 새로 내걸면 행정 라인만 비대해질 뿐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산정방식 변경 등으로 앞으로 더 줄어들 전망이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세수만 계속 늘어나 ‘흥청망청’ 비판이 많았다.
행정 조직은 스스로 몸집을 키운다. 파킨슨의 법칙이다. 관청이 비대해지면 시민들 짐만 늘어난다. 기관 늘리기 위주의 교육감 공약은 정치판 흉내 내기다. 교육은 우리 사회 기본을 지켜 나가는 중대 과업이다. ‘튼튼한 몸, 올바른 인성의 아이들로 키우겠다’ 약속이면 된다. 겉치레보다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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