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혐오 표현·차별 방지 법제화 시동

김태준 기자 2026. 6. 2.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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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선 때 “사회적 합의 필요”
‘동성애 인정' 논란 재연될 수도

이재명 정부가 차별금지법에 대한 해외 사례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혐오 표현과 차별 방지 법제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차별금지법은 성별·장애·나이·성적 지향·종교 등을 이유로 한 차별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1일 국정 성과와 과제를 담아 펴낸 ‘국민이 만든 대전환의 길’에서 “평등법(차별금지법) 국회 입법 발의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해외 차별 금지 법제의 시행 사례 및 영향 실태 조사‘를 추진하면서 혐오 표현과 차별 방지 법제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차별금지법은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정부 입법 형태로 처음 발의된 이후 의원 입법으로 여러 번 발의됐다. 하지만 “동성혼 합법화 법안”이라는 기독교계의 반발로 입법이 이어지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대선 때 차별금지법에 대한 필요성엔 찬성하나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입장을 보류했었다.

◇“동성애 비판만으로도 처벌받는다” 종교계는 차별금지법 강력 반대

좌파 진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 이후 차별금지법에 소홀하다”며 압박해왔다. 현재 국회엔 조국혁신당 주도로 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해외 사례와 국회 입법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힌 것은 법제화 준비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올 2월 ‘혐오차별 방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주·장애·성소수자 관련 시민사회단체와 연구자 등 각계 구성원들과 함께 참여하는 ‘혐오차별대응 1차 포럼’을 개최했다. 국회입법조사처와 공동으로 1차 ‘혐오 표현 판단 기준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했고, 민간과 함께 ‘해외 혐오 표현 대응 사례와 과제’를 연구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이 연구 결과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정부 관계자는 “차별금지법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여론을 수렴하고, 해외 사례 또한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단시일 내 입법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차별금지법은 성별·장애·나이·성적 지향·학력·종교·출신 국가·고용 형태 등을 이유로 한 차별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인데, 21대 국회에서도 성적 지향 등의 항목도 포함된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격해졌다.

기독교계는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동성애를 비판하는 것만으로도 처벌받는 등 신앙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고,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이 차별 금지 사유에 포함돼 남녀 질서와 가정을 파괴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시민단체 등은 최근 ‘일간베스트(일베)’ 사이트 폐쇄 논란과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과 이 사안을 연계하고 있다. 극우 성향의 게시물이 올라오는 일베를 폐쇄하는 데서 나아가 모든 혐오와 차별을 규제할 수 있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차별금지법은 민감한 의제”라며 “그래서 이재명 정부에서도 일단 해외 사례 조사부터 시작해 장기적으로 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별도로 여권에서는 ‘일베 금지법’을 조만간 발의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으로는 일베 폐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새롭게 근거를 만드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X에서 ‘일베 폐쇄 검토’를 언급했다. 일베 회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지난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이 열린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행위를 했다는 언론 보도를 이유로 들었다.

이 대통령은 “일베처럼 조롱·혐오를 방치·조장하는 사이트 폐쇄, 징벌 배상, 과징금 등 필요 조치를 허용하는 데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글에서는 “혐오와 조롱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라는 찬성 댓글과 “입맛에 맞으면 표현의 자유이고 거스르면 처벌, 그것이 바로 독재의 시작”이라는 반대 댓글이 수천 개 달렸다. 일베 폐쇄는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국민 청원이 올라와 당시 청와대가 검토했지만 실제 폐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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