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소년원이 미어터진다”… 소년범 5년새 2배, 15%는 재범 유턴
“학교선 아이들을 가석방시키면
문제아를 왜 내보내냐며 항의…
일상 되찾을 수 있는 대책 필요"
“친구들이 제안해 호기심에 무인 매장을 털었고, 보호처분 기간 중 다시 사고를 쳐서 소년원에 오게 됐습니다.”
지난달 20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소년원에서 만난 우주(가명·15)군은 3년 전 친구들과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키오스크를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법원에서 소년보호시설 위탁 처분을 받았다. 얼마 후 위탁시설을 나온 우주군은 무면허 운전 차량에 동승하는 등 또다시 비행을 저질러 작년 9월부터 이곳 서울소년원에서 지내고 있다.

비행이나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가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소년원 송치’ 처분을 받은 아이들은 지난 5년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21년 1361명이었던 소년원 신규 수용 인원은 2023년 2092명, 지난해 2532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현행 소년법은 잦은 비행 등을 저지른 19세 미만 소년범에 대해 경중에 따라 1~10호까지 보호처분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 사건 심리는 법원 소년재판부가 맡고, 가장 무거운 벌인 10호 처분을 받으면 최대 2년까지 소년원에서 지낼 수도 있다.
경미한 1~6호 처분을 받았거나, 소년원을 한 번 다녀온 후 다시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 신세를 지는 아이들이 줄지 않는 것도 문제다. 소년원을 나간 후 3년 이내 소년원에 들어온 비율(재입원율)은 지난해 15.7%였다. 10명 중 1~2명은 다시 소년원 신세를 지는 셈이다. 재입원율은 2017년부터 작년까지 꾸준히 10~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장수용(53) 보호사무관은 “소년원을 여러 번 들락날락하는 아이들 중 9호 처분 한 번, 10호 처분 두 번을 받은 경우도 봤다”며 “전국 소년원을 도장 깨기 하듯 돌기도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전국의 10개 소년원이 모두 정원을 초과해 과밀 수용 상태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서울소년원엔 정원 150명보다 많은 163명(수용율 108%)이 지내고 있다. 전국 10개 소년원의 전체 수용률도 약 115%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년범 관리를 맡은 보호직 공무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장수용 사무관은 “소년원은 시설 내에서 모든 활동이 이뤄져 수용 인원이 정원을 초과하면 생활은 물론 교육에서도 어려움이 발생한다”며 “과밀 수용이 스트레스를 쌓아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소년원생들이 ‘나만 간식을 주지 않는다’ ‘공부하기 싫은데 억지로 시킨다’며 직원들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소년원생을 가르치는 교사도 부족하다. 전국 소년원 10곳 중 4곳은 일반 중고등학교처럼 운영되는 ‘교과 연계’ 소년원이다. 이중 한 곳인 서울소년원은 직원 5명이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과목을 가르친다. 경기도교육청에서 파견 나온 체육 교사도 2명 있다. 서울소년원에서 3년째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김지현(33)씨는 “과목당 교사가 1명뿐이어서 누군가 병가 등으로 자리를 비우면 남아 있는 선생님이 다른 과목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실제 김씨는 최근 신혼여행으로 2주간 자리를 비워, 다른 과목 교사가 사회 수업을 대신했다.
전문가들은 “비행 청소년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소년원 관계자는 “아이들을 임시 퇴원(가석방)시키면 오히려 학교 측에서 ‘문제아를 왜 이렇게 빨리 내보내냐’며 항의하기도 한다”면서 “가정이나 학교로 돌아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다 보니 몇몇 학생들은 오히려 소년원 생활을 편하게 여긴다”고 했다. 소년원을 나갔을 때 평범한 학생들처럼 일상을 되찾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법무부는 최근 소년원에 입소 전후에도 소년을 관리하는 소년보호정책단 신설을 추진 중이다. 법무부 산하 소년범죄예방팀, 소년보호과 등에 흩어져 있는 소년 범죄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영국은 2000년부터 지역마다 1개 이상의 소년 사법 전문 기관을 설치해 경찰 단계부터 소년원 출원 후까지 관리하고 있다. 이 덕분인지 영국에선 2014~2024년 소년보호사건 대상자가 약 70% 감소했다. 법무부는 범죄예방정책국을 본부로 승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장수용 사무관은 “범죄의 위험이 있는 아이들을 정부 당국이 책임 있게 관리해야만 소년범이 성인범으로 자라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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