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둥이, 중2병 한창… 배우보다 판사 남편이 힘들어”

신정선 기자 2026. 6. 2.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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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일국, 11년 만의 영화 복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영화센터에서 배우 송일국이 본지와 인터뷰 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송일국은 영화 '잃어버린 사이'로 1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박성원 기자

삼둥이 아빠 송일국(55)은 주말에도 바쁘다. 토요일인 지난달 30일에도 이른 아침부터 세 아들 대한, 민국, 만세(14)를 학원에 데려다줬다. 어느새 중학교 2학년이 된 삼둥이는 각자 다른 학원에 다닌다. 학업 성적은 예민한 부분이라 따로 보냈다. 이날 오전 인터뷰 장소인 서울 중구 서울영화센터에 들어선 그는 “죄송하다”를 연발했다. 약속 시간에서 고작 3분이 지났는데 “너무 늦었다”며 겸연쩍어했다.

삼둥이도 그렇게 가르치며 키운다. 2014~2016년 방영된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했던 삼둥이는 훌쩍 컸다. 셋 모두 키 180㎝가 넘고, 장남 대한이는 아빠(185㎝)보다 큰 186.5㎝다. 송일국은 “중2병이 한창이라 요즘 저를 대놓고 무시할 때도 있다”고 했다. 말로는 ‘무시’라고 하는데 표정에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영화센터에서 배우 송일국이 본지와 인터뷰 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송일국은 영화 '잃어버린 사이'로 1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박성원 기자

아빠하기에 바쁜데 뮤지컬도 한다. 오는 21일까지 공연하는 대학로 뮤지컬 ‘헤이그’에서 독립운동가 이상설 역을 맡았다. 뮤지컬 홍보하러 홈쇼핑에도 나갔다. “티켓 팔아야 해서요. 태어나서 처음 홈쇼핑 나갔어요. 발랄한 연극이 많은 대학로에서 묵직한 작품 하려니 제가 앞장서야죠.”

금수저 이미지와 달리 지름길로 달린 경력이 아니었다. 1998년 MBC 공채 탤런트로 들어가 TV 단막극 단역으로 시작했다. 아침드라마 조연에 이어 주연, 주말드라마 조연에 이어 주연으로 한 단계씩 컸다. 배우 인생의 전환점은 고(故) 윤석화가 연출한 연극 ‘나는 너다’를 꼽는다. 안중근 의사로 출연했던 그는 “윤석화 선생님 덕분에 제 이름 앞에 붙는 배우라는 단어가 창피하지 않게 됐다”며 “그분이 크나큰 선물을 주셨다”고 했다.

영화에는 조연으로 돌아온다. 집단 따돌림이 남긴 상흔을 담은 영화 ‘잃어버린 사이’에서 학원 강사팀장을 맡았다.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주연한 스릴러 ‘타투’(2015) 이후 11년 만이다. 저예산 독립영화인 데다 조연이라 비중이 낮다. 그런데도 선뜻 나섰다. 제작자 한경탁 대표와 오랜 인연 때문이다. 함께 만든 영화가 촬영까지 마치고도 개봉을 못 해 서로 마음의 빚이 있었다. 집단의 낙인에 고통받았던 지인의 실화를 살렸다는 ‘잃어버린 사이’의 황수영 감독은 “송일국 배우가 촬영장 분위기를 끌어줘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의 출연으로 높아진 관심 덕에 이날 시사회는 2개관이 만석이었다.

지난 3월 삼둥이 생일을 기념하며 송일국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 왼쪽은 아이들의 친척 여동생이다. /송일국 인스타그램

그는 “배우는 선택받는 직업인데 그간 선택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고정된 예능 이미지 탓도 있었다. 그런데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삼둥이의 예쁜 어린 시절을 남길 수 있었으니 그것만으로 감사합니다. 힘들 때는 그 시절 영상 보면서 기운을 냅니다.”

아빠에 뮤지컬 배우, 영화 출연을 동시에 하지만 “가장 힘든 건 판사 남편 하기”라고 했다. 아내인 정승연 판사 얘기가 나오자 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내가 절대음감이거든요. 시간 날 때마다 뮤지컬 보러 와서 지적해 줘요. 음이 틀렸다, 박자가 틀렸다고요. 가장 든든한 매니저입니다.” 올해 2월 안양으로 발령나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아내를 아침마다 역까지 바래다준다. “뮤지컬이든 영화든 더 좋은 연기로 관객에게 기쁨을 드리고, 아내와 삼둥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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