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인택시로 몰리는 은퇴자들…2모작시장 키워야
울산 개인택시 면허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7월 9700만원이던 면허 가격이 지난달 1억2400만원까지 상승했다. 반년 남짓한 기간에 30% 가까이 오른 셈이다. 택시업계는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맞물린 현상으로 보고 있다. 근무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일정한 수입도 기대할 수 있어 은퇴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택시 면허값 상승은 울산만의 현상이 아니다. 전국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면허 가격 자체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다만 산업도시 울산이 주목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은퇴 이후에도 계속 일하려는 중장년층이 많은데, 그 수요가 개인택시와 같은 특정 분야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100세시대에 접어들었다. 정년퇴직이 곧 경제활동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다. 실제로 은퇴자 상당수는 생계 때문이든 사회적 활동 때문이든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다. 문제는 선택지가 충분히 다양하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울산은 베이비붐 세대 비중이 높은 도시다.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세대가 시민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대규모 퇴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은퇴자 문제를 개인의 노후 준비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지역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다. 은퇴자들이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지역사회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제조업 현장의 기술 경험은 물론이고 조직 운영, 품질관리, 교육훈련, 행정 실무, 영업과 마케팅 등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축적한 전문성은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를 위해서는 퇴직 예정자와 은퇴자의 경력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기업과 교육기관, 공공기관을 연결하는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재취업 교육도 단순한 강의와 상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실제 일자리와 연결되는 맞춤형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 중장년층이 가진 경험을 지역 성장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발상이 요구된다.
개인택시 운전은 존중받아야 할 직업이다. 그러나 최근의 면허값 상승을 단순한 시장 현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그 이면에는 은퇴 이후에도 일하고 싶지만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많지 않은 현실이 담겨 있다. 초고령사회로 향하는 울산이 이제는 산업정책뿐 아니라 중장년 일자리 정책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