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교도소에 에어컨 설치된다…법무부, 12억원 투입

이동준 2026. 6. 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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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수용률 127%, 한여름엔 찜통더위
에어컨. 게티이미지뱅크
법무부가 올해 12억원을 투입해 교도소 내 노인과 환자 등이 머무는 사동 복도를 중심으로 에어컨 등 냉방설비를 설치한다. 127%에 달하는 고질적인 초과밀 수용 상태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일반 취약계층의 냉방 복지와 비교하는 부정적 여론이 여전한 가운데, 수용자 건강권 침해로 인한 국가배상 소송 우려가 맞물려 내려진 결정이라 향후 여론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법무부와 국회 입법조사처 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 교정시설 내 수용자 생활공간에는 별도의 냉방 설비가 없다. 교도관 사무공간과 의료동 건물 등에만 에어컨이 운영되고 있으며, 일반 수용거실에는 선풍기만 비치된 상태다.

◆ 설치 대상과 위치, 노인 및 환자 수용동 복도 우선

이번 냉방 보강 사업의 핵심 대상은 노인과 장애인, 환자 등 온열질환에 치명적인 취약 수용자들이 거주하는 수용동이다. 일부 여성수용동도 대상에 포함된다.

에어컨은 개별 수용거실 내부가 아닌 사동 복도를 중심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취약 계층 수용자의 생명과 건강권 보호를 위한 필수적이고 최소한의 방어책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 수용률 127% 초과밀 상태가 폭염 피해 키워
법무부가 냉방설비 도입을 결정한 가장 큰 원인은 127%에 달하는 전국 교정시설의 초과밀 수용 문제다.

정원을 훌쩍 넘긴 인원이 좁은 공간에 밀집해 생활하면서 실내 체온이 급상승하고, 이는 곧 심각한 온열질환 발생 위험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수용률 100%를 초과한 것은 2010년대 초반부터다. 장기화된 과밀 현상으로 수용자 1인당 법정 생활 면적조차 지켜지지 않는 시설이 다수다. 이런 환경에서 여름철 폭염은 단순한 징벌적 불편을 넘어 생명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 인권위 권고 7년 만의 결단, 국가배상 소송 우려 작용

그동안 교도소 에어컨 설치는 사회적 반발에 부딪혀왔다. 쪽방촌 등 서민 취약계층 주거지에도 에어컨이 보급되지 않은 현실에서, 범죄자를 위한 냉방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부정적 여론이 강했기 때문이다.

기류가 바뀐 것은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법무부에 교정시설 실내 적정온도 기준을 마련하라고 권고하면서부터다.

법무부는 2020년 7월 당시만 해도 “법제화를 추진할 경우 각종 국가배상 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가 ‘뜨거운 여름이 형벌이 될 수 있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온도 관리 기준 부재 시 대규모 국가배상 소송 위험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12억원 규모의 냉방 사업이 제한적인 응급조치라고 평가한다. 이에 단발성 예산 투입에 그치지 않고, 교정시설 내 적정 온도 기준을 법령으로 명확히 규정하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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