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리프팅 안 아프게”…강남 피부과 ‘비밀 주사’는 마약성 진통제

김보담,황현규 2026. 6. 1. 21:5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피부과 의원에서 통증 없이 미용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는 경우가 있죠.

그런데 일부 의원이 무통 수액이라더니 큰 수술에 쓰이는 마약류 진통제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 실태를 먼저 김보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의원.

피부 미용 시술을 받으러 왔다고 하니, 직원이 '수액 마취'를 홍보합니다.

[A 피부과의원/음성변조 : "울OO 시술이 300샷에 132만 원. 마취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진통제라고 생각해 주시면 돼요. 그냥 수액이에요."]

마취에 대해 여러 차례 묻자, 처방받는 사람이 많다고 안심시킵니다.

[A 피부과의원/음성변조 : "10명 중 거의 7~8명은 다 무통으로 하세요. 이것 때문에 저희 병원에 오시는 분들도 계세요. (성분이 뭐예요?) 페티딘이라는 약물이에요."]

'페티딘', 모르핀과 펜타닐처럼 현행법상 '마약'으로 분류된, 의료용 마약류 진통제입니다.

중독성이 강하고 호흡 억제 등 부작용이 있어 위험성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설명해야 하고, 일반 진통제 효과가 없을 경우 마지막 수단으로 쓰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김성근/교수/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외과 : "대개 전신마취를 하고서 하는 복부 수술, 외과나 산부인과 쪽에서 한다든가 뭐 이런 정도의 수술에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피부과 의원의 페티딘 처방량은 2021년 약 1,300건에서 4년 만에 5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무통 수액'을 권하는 또 다른 피부과 의원.

[B 피부과 의원/음성변조 : "(성분이 뭐예요?) 페티딘. 무통 마취는 11만 원 들어요."]

이곳의 페티딘 처방량 역시 개원 후 2년 만에 23배 늘었습니다.

한 번에 여러 개씩 처방받은 환자도 있었습니다.

[김성근/교수/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외과 : "좀 과한 처방일 거고, '그 처방이 과연 그 사람한테 행해졌을까'라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죠."]

두 피부과 의원은 모두 충분한 상담과 의료진 판단 아래 페티딘을 최소량으로 사용했고, 환자의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현장K, 김보담입니다.

촬영기자:김현민/영상편집:송화인/그래픽:노경일

[앵커]

이처럼 피부과 의원 측은 의사 판단에 따라 정상적으로 처방했다는 입장인데요.

그럼 다른 곳에서도 종종 쓰이는 진통제일까요?

KBS가 페티딘 처방 내역을 분석해 보니 일부 피부과 의원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이어서 황현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피부과 의원이 모여 있는 지역.

무작위로 골라 페티딘을 사용하냐고 물었습니다.

[○○피부과/음성변조 : "(페티딘은 따로 쓰는 건 없죠?) 없어요. 페티딘은 따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피부과/음성변조 : "마취 크림 바르고 그냥 (시술) 시작하는 건데… 무통 주사 같은 거는 따로 없고요."]

실제 처방 내역을 봐도 지난해 페티딘 등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한 피부과 의원은 42곳.

전체의 0.4%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모두 만 5천여 건의 처방 가운데 강남의 두 피부과 의원이 7천3백여 건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습니다.

특정 피부과 의원에 마약성 진통제 처방이 집중된 겁니다.

그런데도 지난 5년 동안 페티딘 오남용으로 적발된 피부과는 없습니다.

페티딘을 포함한 마약성 진통제는 식약처가 관리하고 있지만, 어떤 시술에 얼마나 많이, 또 자주 투약할 수 있는지 구체적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식약처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처방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페티딘 처방을 전적으로 의사 판단에 맡기고 있는 셈입니다.

[김남희/더불어민주당 의원 : "마약성 강력한 진통제가 피부과에서 남용되고 있는 것은 규제가 필요하고요. 식약처에서 적정하게 투약할 수 있는 그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식약처는 마약류 관리시스템을 통해 보고되는 정보만으로 오남용 여부를 판단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최창준/자료제공: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유튜브, 네이버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김보담 기자 (bodam@kbs.co.kr)

황현규 기자 (help@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