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총선 실시···야권 탄압 논란 속 집권당 압승 유력

1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에서 총선이 열렸다. 야권 탄압 등 선거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 속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아비 아흐메드 총리가 이끄는 번영당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AP통신·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 에티오피아 유권자들은 547명의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에 참여했다. 47개 정당에서 1만900명 이상의 후보가 출마했다. 선출된 의원들은 차기 총리를 선출하게 된다.
1억3000만 인구 중 약 5000만명이 유권자로 등록됐다. 북부 티그라이 지역에서는 지방정부와 연방정부 간 분쟁으로 인해 선거가 실시되지 않았다.
야권 탄압 논란 속에 집권 번영당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번영당은 2021년 총선에서 하원 과반의석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에도 대부분의 선거구에 후보를 냈다. 500여개 선거구 중 최소 64곳에서는 번영당 후보만 출마해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아비 총리와 갈등을 빚었던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은 정부에 의해 불법 단체로 지정돼 정당 등록이 취소됐다. 야당 에티오피아인민혁명당 대표인 미스트레실라시에 타메라트는 “우리는 유권자들과 자유롭게 활동하거나 만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선거 과정은 진정성과 민주성 모두와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인권운동가 노아 예수프는 AP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불법이었다”며 “선거의 공정성은 야당에 공정한 경쟁 환경이 보장되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아프리카 연구원 아흐메드 솔리만과 아벨 아바테 데미시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야권 인사들이 해외 망명 중이거나 일부는 수감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비 총리는 2018년 당시 집권 연합 에티오피아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에 대한 반정부 시위로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전 총리가 사임한 뒤 권력을 잡았다. 그는 자신이 속해 있던 EPRDF를 해산하고 중앙집권적 성격을 강화한 정당인 번영당을 창당했다.
아비 총리는 취임 초 구금된 정치인과 언론인을 석방하며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평가받았다. 그는 20년간 지속된 이웃국 에리트레아와의 무력 분쟁을 종식시킨 공로로 2019년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권위주의적 통치와 반대파 탄압 논란이 이어졌다. 아비 정부는 2020년 TPLF와 2년간 전쟁을 벌여 약 60만명이 숨졌다. 국제 언론자유 보호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2025년 언론자유지수에서 에티오피아는 180개국 중 148위를 기록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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