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꼬치구이 대학’ 30명 첫 졸업…“사회적 인정 받으니 자신감”
노점 관리법·쇼트폼 제작법 배워
과잉 학력 논란에 전문 교육 호평도

양꼬치 노점상을 하는 데에도 학위가 필요할까.
지난해 7월 ‘마라맛 양꼬치’로 유명한 중국 후난성 웨양시에서 중국 최초의 꼬치구이 전문대학 설립 소식이 전해지자 논쟁이 불붙었다. 꼬치구이 가게 대부분이 노점 형태로 운영되는 가운데 전문 장인을 양성해 산업 발전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와 불필요한 학력 경쟁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엇갈렸다.
1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웨양 꼬치구이 전문대학이 지난달 26일 첫 졸업생 30명을 배출했다. 대학의 필요성을 두고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지만 꼬치구이 산업 종사자들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호평에 무게가 실린다.
웨양 꼬치구이 전문대학과 꼬치구이 연구소는 웨양개방대학과 꼬치구이협회가 협력해 만든 교육기관이다. 웨양의 대표 미식으로 꼽히는 꼬치구이 창업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 아울러 자격증을 발급해 꼬치구이 노점에도 맛, 위생관리 등에 대한 업계 표준을 만들어 품질을 높이고 소비자 신뢰를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2년6개월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6개월은 인턴십 활동을 하는 3년제 과정과 기존 꼬치구이 상인을 대상으로 하는 1년제 교육과정 등이 있다. 학교의 커리큘럼은 업계 표준으로 활용된다. 커리큘럼에는 기본적인 꼬치구이 기술 외에도 매장 관리, 비용 계산, 소비자 심리학, 쇼트폼 콘텐츠 운영 등이 필수 과목이다. 양념의 비율 등은 그램(g) 단위로 표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설립 소식이 전해지자 “돈 낭비” “학교 측의 홍보 전략”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지원자는 4000명이 넘었고 이 가운데 30명만 선발돼 1% 미만 합격률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지원자의 90%는 외지인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직장 새내기, 외식업 초보자들도 있었지만 호텔 조리사나 꼬치구이 사업을 해온 사람들도 포함됐다.
한 졸업생은 “10년 넘게 꼬치구이를 해왔는데 이렇게 공식적인 인정을 받으니 이 업계에서 뭔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신화통신에 말했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지난해 42개의 신규 직종과 17개의 신규 직업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꼬치구이 요리사’가 ‘중식 요리사’ 항목에 포함됐다. 2024년에는 온라인 라이브 판매자가 정식 직업으로 등록됐다. 꼬치구이 전문대학 설립을 이끈 장종푸 웨양개방대학 부총장은 “꼬치구이 일이 단순해 보일지라도 제대로만 하면 존경받는다”며 “오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극심한 청년 실업은 중국 당국이 직업교육에 주목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최근 16~17%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교육부는 올해 대학 졸업자가 약 12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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