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해볼 만’…누가 죽을지 모르는 조

미국 등 ‘예측불허’ D조
파라과이 ‘수비’ 호주 ‘피지컬’
튀르키예 세대교체 성공 ‘강점’
누가 오르든 떨어지든 이변 아냐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월드컵 조별리그는 늘 강팀과 약팀이 공존하는 잔인한 ‘약육강식의 무대’다. 그런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미국이 속한 D조는 약육강식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을 포함한 4팀 모두 대등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죽음의 조’가 됐다.
미국은 조별리그에서 파라과이와 호주, 튀르키예를 상대한다. 파라과이는 남미 예선에서 6위로 턱걸이해 본선에 올랐고, 튀르키예도 플레이오프까지 거친 끝에 본선 티켓을 따냈다. 호주는 아시아 최종예선 C조에서 일본에 이어 2위로 올랐는데, 중반까지는 고전을 면치 못하다 막판 뒷심을 발휘해 힘겹게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미국은 최정예 멤버를 소집했다. ‘에이스’ 크리스천 풀리식(AC밀란)을 중심으로 웨스턴 매케니(유벤투스), 타일러 애덤스(본머스), 티머시 웨아(마르세유)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모두 뽑았다. 여기에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더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여전히 불안함이 감돈다.

2024년 9월 미국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사진)은 부임하자마자 A매치 4연패에 빠지며 비난 세례를 받았다. 이후 북중미 골드컵에서 결승까지 올랐으나, ‘라이벌’ 멕시코에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미국이 결승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꺾은 상대도 트리니다드토바고, 사우디아라비아, 아이티,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등 상대적으로 약체들이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한국과 치른 평가전에서 당한 0-2 완패는 포체티노 감독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이후 일본전 2-0 승리를 시작으로 A매치 5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페이스를 회복하는 듯했으나, 지난 3월 벨기에(2-5 패)와 포르투갈(0-2 패)에 그야말로 완패를 당하는 등 경기력은 여전히 들쑥날쑥하다.
미국 외 D조의 다른 팀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각자 한두 가지 강점은 있다. 파라과이는 간신히 본선에 올랐다고는 해도 남미 예선 18경기를 치르면서 실점이 불과 10골에 불과할 정도로 짠물 수비를 자랑한다. 호주는 유럽 국가들 못지않은 강한 피지컬을 앞세워 상대가 애를 먹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복귀한 튀르키예는 아르다 귈러(레알 마드리드) 같은 젊고 재능 넘치는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완성하며 역동성을 추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D조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가장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조로 꼽힌다. 미국을 포함해 누가 조 1위를 차지해도 놀랍지 않고, 반대로 누가 탈락해도 그 또한 이변으로 보기 힘들 정도다.이번 대회는 C조와 F조, H조, J조를 제외한 나머지 조 1위 팀은 모두 3위 팀과 경기를 한다. D조 1위 역시 3위 팀 가운데 한 팀과 만나게 돼 이점이 상당하다.
반면 D조 2위는 G조 2위와 경기를 치르는데, 미국이 조 2위를 차지하고 G조 이란이 2위로 올라올 경우 ‘축구판 전쟁’이 성사될 수도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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