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재명 정부답지 않은 민주시민교육 정책 멈춰야

강대현 전북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2026. 6. 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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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내외적인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때로는 게으름이 익숙한 일을 반성 없이 추진하는 것이 되고, 부지런함이 그 일을 성찰하여 멈추는 것이 되는 상황도 있다.

민주시민교육 정책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교육부 동북아역사대응팀은 중학교 역사 수업 시수를 늘리고 고등학교에 관련 선택과목을 신설하는 내용의 교육과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명분은 민주시민교육 강화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진보와 보수 정권을 거치며 20년 넘게 반복적으로 제기돼온 역사교육 강화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민주화 이후 정권 교체기마다 국가교육과정이 개정되는 일이 잦아졌다. 이러한 수시 개정 가운데 상당수는 역사교육과 관련된 것이었다. 역사 시수 확대, 한국사 필수 이수 과목 지정,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 등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현재 역사는 사회과의 다른 영역에 비해 비교적 충분한 수업 시수를 확보하고 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고 민주시민교육이라는 국정과제를 추진하면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초·고교에서 근현대사의 비중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중학교 근현대사의 비중도 늘려야 한다는 이유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가치인 학교 자율성 강화를 훼손하면서까지 교육청 및 학교에서 운영하는 ‘학교자율시간’을 역사 시수로 전용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도출한 사회과의 고등학교 선택과목 체계에 대한 합의를 깨뜨리면서까지 불요불급한 ‘역사 콘텐츠 비평·분석’이라는 과목을 신설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부 동북아역사대응팀의 교육과정 개정 추진은 여러 면에서 문제가 있다. 첫째, 주변국의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설치된 동북아역사대응팀의 본래 목적을 벗어나는 일을 하고 있다. 둘째, 외양은 민주시민교육을 내세우고 있지만, 비상계엄 등을 거치면서 학생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민주주의와 헌법 등 민주시민교육의 중핵적인 내용은 소홀히 한 채 사실상 자국사 교육을 강화하는 기존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 셋째, 민주시민교육 강화를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민주적인 절차나 과정을 전혀 밟지 않아 역사교육계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국가교육위원회에 제출한 중학교 역사 시수 확대 및 고등학교 역사 과목 신설 방안을 거두어들여야 한다. 특정 영역의 강화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헌법 등 민주시민교육의 중핵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민주시민교육의 근간을 바로 세우는 숙고된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민주시민교육과 관련해 지금은 가던 길을 멈추고 시선을 들어 올바른 방향을 잡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강대현 전북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강대현 전북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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