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AI시대에 필요한 예술교육 - 감각 일깨우기

인간은 기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2026 CES 행사의 주인공은 단연 '피지컬 AI'였다. 컴퓨터 화면 속에서 텍스트와 이미지로 인식되어 오던 AI가,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행동하는 로봇의 형태로 발전하는 모습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특별히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선보인 '아틀라스'는 기존 로봇보다 훨씬 더 인간적이고 세련된 행동 패턴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인간보다 더 효율적으로 생각하고, 더 생산적으로 행동하는 로봇 앞에서 인간은 어떤 존재론적 의의를 찾을 수 있을까. 독일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프리드리히 실러는 자신의 저서 '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서한'에서 "인간은 오직 놀이할 때만 온전한 인간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성의 회복을 위해 '감각적 충동'과 '이성적 충동'의 두 극단을 조화시킬 제3의 힘으로 '유희 충동'을 제시했다.
실러가 주장한 '미적 교육(Aesthetic Education)'의 핵심은 '예술'을 통해 '자유롭게 유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는 인간에게 '감성 충동'과 '형식 충동' 두 가지 상반된 충동이 있다고 보았다. 또한, 인간은 '감각적 경험'을 통해 '억압된 이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감각적 경험'을 일깨우고 '자유롭게 유희하는 능력'을 길러야 새로운 도덕적 존재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러의 '미적 교육' 개념 3가지를 AI 기술에 대입해 본다면, '놀이 충동'은 AI 알고리즘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언어를 창조하는 '창의적 유희'가 될 수 있으며, '미적 가상'은 가상현실(VR/AR)이나 생성형 AI 속에서 자신만의 주체성을 잃지 않는 '심미적 판단력'이 될 수 있고, '도덕적 자유'는 기술적 편리함에 종속되지 않고 '인간다움을 회복하고 지켜나가는 내적 동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AI 기술 시대에는 교육의 본질이 달라져야 한다. 아이들이 '기술 습득'에 몰두하는 '이성 중심 교육'에 매몰되지 않고, '감각'을 일깨우는 '감성 중심 교육'을 통해 균형 잡힌 인격을 형성하도록 교육체계가 변화해야 한다. 아이들이 '놀이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통해 자유롭게 유희하는 법을 배우고, '감각'을 일깨우는 경험을 통해 빠른 기술 변화 속에서도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AI 기술 시대의 예술교육 또한 '기능 교육'에서 '감각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기존 예술교육은 결과물을 생산하는 '실기 교육' 중심이었다면, 이제 '예술창작 체험'을 통해 '실존적 감각을 일깨우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림이나 음악은 AI가 더 잘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예술창작을 체험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각적 희열과 존재론적 해방감은 기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영역이다.
인천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인천아트플랫폼은 올해를 예술교육의 원년으로 삼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예술창작 체험을 통해 아이들의 존재론적 감각을 일깨워주는 미래지향적인 예술교육을 추진하기 위해 상반기에 예술가 강사 양성과정을 시행하였고, 하반기에는 이 과정을 거친 20명의 예술가와 함께 초등학생 예술교육 워크숍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공규현 인천문화재단 예술지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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