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소문 고가, 안전계획 승인 5개월 전 무단철거 시작했다

박현정 기자 2026. 6. 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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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 모습.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가 건설 현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반드시 수립해야 하는 안전관리계획 승인 전에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기술진흥법 제62조를 보면, 시공사는 안전관리계획을 마련해 발주청 승인을 받은 뒤 착공해야 한다.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를 맡은 시공사는 중견 건설업체인 흥화, 발주청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일 국토교통부에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올해 2월25일 시공사가 수립한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의 안전관리계획을 승인했다. 발주청은 승인한 안전관리계획을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CSI)에 등록해야 하는데, 이 시스템에 기록된 안전관리계획 승인 통보일이 올해 2월25일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서울시가 지난 27일 고가차도 붕괴 참사 브리핑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는 2025년 4월30일 착공한 뒤 교통 규제 심의와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2025년 9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안전관리계획 승인 전에 철거부터 진행한 것이다. 이는 건설기술진흥법 위반이다. 이 법은 안전관리계획을 승인받지 않고 착공한 시공사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발주청도 안전관리계획 승인 없이 공사가 진행된 사실을 알았다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붕괴 사고가 나기 전, 국토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서울시 의뢰로 안전관리계획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주요 구조물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하고 가설 지지대 등 보강 계획을 마련하라고 거듭 요청한 바 있다. 국토부는 붕괴 원인을 밝히기 위해 꾸린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라 안전관리계획 수립 절차와 이행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법적 조처를 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에 대한 안전관리계획 최초 승인 날짜는 (착공일 이후인) 지난해 10월21일로 당시엔 조건부 승인을 했기 때문에 보완을 거쳐 올해 2월25일 변경 승인을 한 것”이라며 법 위반 여부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문진석 의원은 “법 절차도 지키지 않은 건 오세훈표 서울시정이 그간 시민들의 안전을 도외시한 상황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현행법과 안전을 무시한 시공사와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붕괴 사고를 조사 중인 고용노동부는 이날 시공사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도 현장소장급 1명과 안전책임자 3명 등 시공사 관계자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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