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방위 아냐” 볼일 보는 모습 찍은 20대 몰카범 때린 40대 女, 벌금형

여자 화장실에서 자신이 용변 보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몰카범’을 붙잡아 주먹을 휘두른 40대 여성이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 여성의 폭행이 범인을 도망가지 못하게 제압하려는 목적을 넘어 정당방위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4단독 석동우 판사는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 A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4년 12월8일 오전 5시40분쯤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한 빌딩 1층 여자 화장실에서 20대 남성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B씨는 당시 화장실에서 A 씨가 소변을 보는 모습을 몰래 촬영하다가 덜미를 잡힌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B씨는 이미 불법 촬영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상태였다. 그는 2023년 12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혐의 등으로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임에도 또다시 A씨를 상대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B씨를 폭행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건의 정황과 피해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폭행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B씨가 A씨를 몰래 촬영한 자신의 범죄 사실을 순순히 자백하면서도 폭행 피해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동종 범죄 집행유예 기간 중이어서 A씨와의 원만한 합의가 매우 간절했을 B씨가 굳이 폭행 피해를 허위로 꾸며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A씨의 행동을 정당방위로 볼 수 없는 이유도 명확히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촬영 사실을 들키고 사과하는 B씨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출입구를 다리로 막고 있는 것을 넘어, 얼굴 부위를 무려 15∼17회가량 거듭 폭행한 점 등 제반 사정을 살펴볼 때 이를 정당방위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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