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 추궁했을까…‘中업체가 이란 혁수대 미사일 고체연료 조달’ 폭로돼

한기호 2026. 6. 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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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체제파 이란인터내셔널, 中업체 해킹문서 입수
이란IRGC 탄도미사일 생산용 고체연료 조달정황
제재회피 기업네트워크로 ‘과염소산나트륨’ 거래
中→이란 선적 반복돼…작년 4월말 폭발 사고도
美제재기업 하오쿤…국적 위장 이란업체와 거래
탄도탄 2500기 생산 가능 물량 운송계획도 포착
美, 전쟁 중에도 선적 추적…네타냐후도 中추궁
회담날 트럼프 “시진핑, ‘이란 무기제공 않겠다’”
지난 5월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최고지도자 친위 군사조직)의 탄도미사일 고체연료 생산에 쓰이는 화학물질 공급을 중국 기업이 돕고 있었다는 폭로가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지난 14~15일)하고 이번 전쟁 중 ‘이란에 무기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중 측 약속을 받은 시기에도 논의된 현안일지 관심을 모은다.

이란 체제 저항매체인 이란인터내셔널은 31일(현지시간) 밤 해커 그룹 프라나(Prana)로부터 입수한 문서를 인용해 “튀르키예 및 아랍에미리트(UAE) 기업들과 협력한 한 중국회사가, 이란 IRGC가 탄도미사일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중국 주체들도 미국 제재를 회피하려 설계된 ‘기업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를 촉진하는 데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 문서들은 또한 지난해 4월 26일 반다르 아바스(이란 남부 항구도시) 샤이드 라자이 항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폭발이 고체 미사일연료 생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 ‘과염소산나트륨’ 화물과 관련돼 있음을 보여준다”며 “문서에 따르면 해당 폭발과 기존 제재로 인해 이런 화물을 이란으로 운송하려는(운송할 만한) 선박을 찾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기업 명칭도 거론됐다.

매체는 “네트워크의 핵심엔 ‘하오쿤 에너지’(Haokun Energy)가 있다. 이 회사는 수년간 이란 IRGC의 석유를 중국 정유사에 판매하는 중개 역할을 해왔으며, 4년 전 IRGC (최정예 부대인) 쿠드스군(Quds Force)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을 근거로 “이 회사가 여전히 10억달러 이상의 석유 수익을 IRGC에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사실상 채무관계도 암시했다.

[이란인터내셔널 홈페이지 갈무리]


한 문서에선 하오쿤 에너지가 ‘골든 글로브 데미르 첼릭’(GDCP)이라는 업체와 체결한 ‘특수장비용 화학제품 공급’ 관련 계약이 언급됐다. 기밀유지를 위해 수출 관련 허가가 ‘비공개 경로’를 통해 발급됐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또 하오쿤이 은행 보증을 확보하기 위해 모스타(Mosta)란 회사를 세웠으며, 제재를 이유로 이란 국적자가 이사회에 참여할 수 없어 GDCP가 회사를 통제 중이란 설명이 담겼다.

하오쿤은 중국 세관당국과 협력해 비공개 경로를 통해 활동을 진행했으며 이란 측에 ‘어떤 정보도 유출되지 않게 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란인터내셔널은 다른 문서에선 하오쿤이 GDCP를 통해 과염소산나트륨 1만t과 염소산나트륨 2000t을 이란으로 운송할 계획이었다고도 짚었다. 해당 선적 물량은 약 2500기 탄도미사일용 고체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며, 거래 가치는 4300만달러로 평가됐다.

GDCP는 튀르키예 등록 업체이지만, 유출된 메일엔 이란 국적 인물 ‘모하마드레자 사드르’가 서명했으며, 하오쿤은 해당 메일에서 GDCP를 ‘이슬람공화국(이란 정부) 소속’으로 지칭했다고 매체는 짚어냈다. 작년 12월 3일자 이메일엔 ‘모하마드자데 사령관’ 앞으로 발송된 하오쿤의 서한이 포함됐다.

이란인터내셔널은 “이 인물은 IRGC 해군 부조정관이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시절 부셰르 주지사를 지낸 아흐마드 모하마드자데로 보인다”고 추정, “IRGC 석유 판매 네트워크인 ‘푸르자파리 본부’의 핵심 인물 중 한명”으로 설명했다. 해당 조직은 IRGC를 대신한 석유수출을 대가로 금을 수입한다.

매체는 GDCP가 IRGC의 상업·조달 네트워크와 연관된 다른 인물들과도 연관됐다고 추적했다. 하르그섬 생산 원유 200만배럴을 UAE의 포춘 컴퍼니에 판매 준비한 정황, 300만달러 상당 암호화폐가 GDCP로 이전된 기록과 해당 자금이 테헤란 관광은행 보르제 아세만 지점 계좌에 입금된 정황을 짚었다.

IRGC 석유판매 수익 상당부분이 중국의 과염소산나트륨을 구매하는 데 쓰인 것으로도 봤다. 하오쿤은 무기, 미사일 연료물질, 기타 상품판매로 IRGC에 수억달러 채무를 상환하려 해왔다. 제재를 우회할 석유-물자 물물교환 일환으로, 1년 전 하오쿤이 시장가치 6000만달러로 추정되던 에어버스 A330여객기 2대를 이란에 약 2배인 1억1600만달러에 매각했단 이란 노동뉴스통신(ILNA)보도도 조명했다.

중국기업 하오쿤 에너지가 지난 2025년 12월 3일자로 ‘모하마드자데 사령관’ 앞으로 발송한 서한 등을 입수했다고 한국시간 1일 이란인터내셔널이 보도했다. 모하마드자데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 부조정관 출신, 전직 부셰르 주지사를 가리킨 것이라고 매체는 추정했다. [이란인터내셔널 홈페이지 갈무리]


매체는 지난 1년간 중국에서 이란으로 과염소산나트륨이 선적됐단 보고가 반복 제기됐다고도 주목했다. 전쟁 중이던 지난 3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과 연계된 제재대상 선박 2척이 중국 겔라오완 항을 출발해 과염소산나트륨을 싣고 이란 해역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뒤이어 4월 3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과염소산나트륨을 실은 5척의 선박이 이란 항구에 도착했다고 타전했다.

이란인터내셔널은 “베이징과 테헤란은 이런 운송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검토한 문서는 중국 관련 주체들이 IRGC에 탄도미사일 연료 생산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하려 했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라고 재 지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10일 미국 CBS 기자와 대담에서 “중국은 미사일 제조와 관련해 일정량의 지원과 특정 부품들을 제공했다”고 지목한 바 있다.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중국은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비난에 반대한다”고 네타냐후 총리 발언을 부인했다. 또 “책임있는 주요국가로서 중국은 항상 마땅히 지켜야 할 국제적 의무를 이행해 왔다”며 “긴장완화와 평화회담 촉진에 전념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덧댔다.

그로부터 나흘 전(8일) 미국 재무부는 이란의 무기·드론생산 지원에 관여한 중국·홍콩 기업과 개인 등 10곳을 제재 대상에 올린 상태였다. 중국이 이란에 방공시스템을 전달하려는 징후도 거론됐었다. 지난달 14일 방중 이틀차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이란에 군사장비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매우 중요한 발언이었다. 그는 ‘아주 강한 어조’로 말했다”고 폭로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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