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젊은이들, 암 위험 높아지나

지해미 2026. 6. 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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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암 위험 증가와 연관 확인…1800만여 명 건강 데이터 분석
수면 부족과 불면증이 젊은 층의 암 발병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면 부족과 불면증이 젊은 층의 암 발병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수면장애가 50세 미만 조기 발병 암의 새로운 위험 요인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년 새 80% 증가한 조기 발병 암

전 세계적으로 젊은 층 암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추세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영국의학협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BMJ 종양학(BMJ Onc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조기 발병 암 환자는 1990년 182만 명에서 2019년 326만 명으로 약 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대 이하 암 사망자도 27% 늘었다. 연구진은 매년 전 세계에서 50세 미만 환자 100만 명 이상이 암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불면증, 유방암·자궁암·난소암·대장암 증가와 연관성 보여

연구를 주도한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 연구진은 18~50세 미국 성인 1800만여 명의 건강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불면증이나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에서 일부 암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에 따르면 불면증 진단을 받은 여성의 경우, 향후 5년 내 유방암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최대 3배 높게 나타났다. 자궁암 위험은 약 2배, 난소암 위험은 57% 높았다.

연구진은 이들 암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수면 부족이 호르몬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러한 변화가 암 발생 위험 증가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남녀 모두에서 조기 발병 대장암 위험은 평균 85%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수면 장애가 조기 발병 암 위험을 평가하는 데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정 가능 위험 요인일 수 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연관성을 더욱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관성 확인됐지만 인과관계 입증은 아냐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불면증과 암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을 뿐, 불면증이 직접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면 부족이 암 위험 증가와 연관될 수 있는 생물학적 근거는 적지 않다.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면역 기능이 저하되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할 수 있다. 또 피로로 인해 운동량이 줄고 음주나 흡연이 늘거나 체중이 증가하는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생활습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반대로 아직 진단되지 않은 초기 암이 수면 패턴 변화나 불면 증상을 유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구진 역시 보다 장기적인 추적 관찰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불면증, 단순한 수면 문제 아냐

수면은 그저 쉬기만 하는 시간이 아니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은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고 에너지를 재정비한다. 잠은 또한 면역 기능을 유지하고,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며, 기억력과 감정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의학적으로 불면증은 충분히 잠을 잘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음에도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고, 이 같은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이 발생하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며칠간 지속되는 일시적 불면증, 2~3주 이상 이어지는 단기 불면증, 수주 이상 반복되는 만성 불면증으로 구분한다.

불면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카페인과 음주, 흡연 같은 생활습관은 물론 소음이나 조명 등 환경적 요인,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질환, 우울증과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요인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불면증 환자 77만 명 육박

국내에서도 불면증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불면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76만 881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65만 8675명보다 11만 명 이상 증가한 수치로, 최근 4년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성 환자가 전체의 61%를 차지해 남성보다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60대가 25%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불면증이 다양한 질환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여러 대규모 연구에서는 만성 불면증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 증가와의 연관성도 보고된 바 있다.

숙면을 위한 생활수칙

전문가들은 숙면에 있어 규칙적인 수면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잠자리에 들기 최소 6시간 전부터는 커피나 에너지음료 등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취침 2시간 전에는 음주와 흡연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수면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늦은 밤 격렬한 운동은 각성 상태를 일으켜 오히려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낮잠은 가급적 피하고, 침대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이나 업무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잠든 시간이 다르더라도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습관이 수면 리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불면증이 수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수면 건강이 전신 건강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불면증이 실제로 암을 유발하나요?

아직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연구는 불면증과 조기 발병 암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것으로, 불면증이 직접 암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다만 수면 부족이 면역 기능 저하, 만성 염증, 생활습관 악화 등을 통해 암 위험 증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Q2.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어떤 암 위험이 높았나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불면증 진단을 받은 여성은 향후 5년 내 유방암 위험이 최대 3배 높았으며, 자궁암 위험은 약 2배, 난소암 위험은 약 60% 높게 나타났다. 또한 남녀 모두에서 조기 발병 대장암 위험이 평균 85% 높았다.

Q3. 불면증을 예방하거나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취침 전 카페인과 음주를 피하고,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수면클리닉이나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지해미 기자 (pcraem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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