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커상’ 수상 양솽쯔 “타이완의 다양성 보여주고 싶었다”
“전 세계가 여성·역사 다루고 있어”
2029년까지 책 2권 출간 계획
![타이완 작가 양솽쯔가 1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내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마티스블루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1/ned/20260601175418733uxka.jpg)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타이완을 위해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고 싶었습니다.”
타이완 작가 최초로 2024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하고 올해 인터내셔널 부커상까지 거머쥔 양솽쯔 작가는 1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공교롭게도 부커상 수상 후 한국을 가장 먼저 찾은 그는 타이완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양솽쯔는 “문학 연구자의 입장에서 보면 두 상 다 번역가와 함께 받는 상이기 때문에 번역가인 린킨 씨의 능력을 믿어서 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가 같은 방향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의제와 국가가 역사를 통해 민족에게 어떤 폭력을 가했는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소설가로서는 국제 정세 속에 타이완이 굉장히 많은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문학을 통해 더 다양한 면모를 세계에 보여주고 싶었다. 타이완은 굉장히 복잡하고 다양성이 많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작품에서 100년 전 식민지 시대를 주된 배경으로 삼아 왔다. 타이완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제의 식민 시기를 겼었는데, 한국이 이후 주권을 되찾은 것과 달리 타이완은 다시 중화민국의 치하에 38년간 계엄 시대를 겪었다. 1996년에 이르러서야 타이완은 처음으로 직접 선거를 통해 총통을 투표로 선출하게 됐다.
작가는 “현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식민 시대를 진정으로 떠나지 못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 지난해 국회의원 파면을 위한 타이완 작가 서명 운동에 발기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며 나서지 못했다. 계엄의 그림자”라며 “중국 굴기와 중국국민당이 친중파가 된 것도 타이완을 복잡하게 만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식민 지배를 다룬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도 나라마다 달랐다고 한다. “일본은 식민 지배를 반성하는 독자가 많았다. 한국 독자는 처음부터 피지배자의 입장에 이입했다. 영국, 미국 독자들은 제국주의 시각에 익숙해 식민 지배와 피지배층에 관계에는 관심이 없고 로맨스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의 작품에서 역사와 함께 또 다른 중요한 축은 ‘여성’이다. 역사와 여성 동성애를 결합한 소설로 부커상을 받아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에 대해선 “여성 동성애자 입장에서 지금 우리 사회에 여성에 관한 스토리가 많은가, 젊은 여성들에게 미래 발전에 충분한 상상의 공간을 제공하는 스토리가 많은가 생각했다. ‘1938 타이완 여행기’에서 여성들은 꿈이 있었지만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다. 기록되지 않은 것들을 문학을 통해 알리고 싶었다”며 “문학의 힘은 계속 대화하고 공감대를 찾아나가고,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에서 미식을 소재로 삼는 것은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됐다. 집안이 어려워 고등학교 3년 동안 요식업에서 일하고 대학교 시절에도 호텔에서 일했다고 한다. “미식 생활이 가진 계급의 변별성을 인식하게 됐다. 음식은 종족, 성별, 연령과도 연관성이 있는데 모두 권력과 위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음식은 정체성과 떼어 놓을 수 없다”고 했다.
한국 문학에 대해선 “K-드라마는 사극이 많은데 타이완에 소개되는 문학 작품은 정반대로 거의 현대 문학이다. 타이완과 의식, 정체성의 측면에서 공통점이 많은 것들, 페미니즘, 사회적 의자, 국가가 국민들에게 남긴 상흔 같은 주제가 많다. 한국은 일상의 작은 주제를 다룬 에세이도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부커상 수상 이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양솽쯔는 2029년까지 2권의 책을 출간할 계획이다. “한 권은 거의 기본적인 마무리가 됐는데 현대를 배경으로 역시 미식과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올해 내에 빨리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후 세 번째 역사 소설을 창작할 계획이다. 시간적으로 첫 작품이었던 ‘꽃피는 시절’에서는 여학생들의 학창 시절을 그렸고, ‘1938 타이완 여행기’에선 여성의 여행을 그렸다. 세 번째 소설에선 여성들의 직업을 중점적으로 다뤄 보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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