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 NBA, 사상 첫 8년 연속 다른 챔피언···‘12년 기다린’ 샌안토니오 VS ‘53년 한’ 뉴욕 빅뱅

미국프로농구(NBA)가 그야말로 절대 강자가 없는 완벽한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었다. ‘디펜딩 챔피언’ 오클라호마시티 선더(OKC)의 파이널 진출 좌절로 NBA는 사상 최초로 8시즌 연속으로 제각각 다른 왕좌의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특정 명문 구단이 리그를 장기 집권하던 ‘왕조의 시대’가 저물고 역대급 평준화가 도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NBC 스포츠 등은 1일 오클라호마시티가 전날 서부 콘퍼런스 결승 7차전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패해 탈락하자 ‘리그의 역사적인 흐름’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외신들은 “오클라호마시티의 탈락으로 이번 2025-2026시즌 파이널은 샌안토니오와 뉴욕 닉스의 맞대결로 압축됐다”며 “이로써 NBA는 최근 8시즌 동안 매년 다른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전례 없는 대혼전의 시대를 이어가게 됐다”고 전했다.
NBA는 2018년 골든스테이트가 백투백 우승을 차지한 이후 챔피언이 매년 바뀌고 있다. 2019년 토론토, 2020년 LA 레이커스, 2021년 밀워키, 2022년 골든스테이트, 2023년 덴버, 2024년 보스턴, 2025년 오클라호마시티에 이어 올해는 뉴욕 또는 샌안토니오가 정상에 오른다.

과거 1960년대 보스턴의 8연속 우승이나 1990년대 시카고 불스의 두 차례 ‘쓰리핏(3연속 우승)’, 2010년대 골든스테이트의 독주 체제는 완전히 옛말이 됐다. 매 시즌 챔피언이 예측 불허의 시소게임을 벌이며 왕관을 번갈아 쓰는 구조가 완전히 정착된 셈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러한 ‘춘추전국시대’의 가장 큰 배경으로 강력해진 사치세 규정과 새로운 노사협정의 도입을 꼽고 있다. 과거처럼 거대 자본을 앞세워 3~4명의 슈퍼스타를 한 팀에 쓸어 담는 ‘슈퍼팀’ 구축이 제도적으로 매우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샐러리캡 압박으로 인해 우승 직후 핵심 롤플레이어들을 지키지 못하고 전력이 분산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리그 전체의 전력 평준화가 이루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외계인’ 빅터 웸반야마(샌안토니오)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유입된 젊은 외인 스타들이 리그의 다극화를 이끌고 있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특정 슈퍼스타의 원맨팀이나 전통의 명문 클럽에 의존하기보다, 끈끈한 팀 조직력과 맞춤형 리빌딩을 성공시킨 팀들이 언제든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됐다.

이제 주사위는 12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는 샌안토니오와 1973년 이후 챔피언에 도전하는 뉴욕 닉스에게로 넘어갔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든 NBA의 새로운 왕관을 누가 쓰게 될까. 두 팀은 27년 전 파이널에서 맞붙어 샌안토니오가 사상 첫 정상에 오른 역사가 있다. 대망의 파이널은 오는 4일 오전 9시30분 샌안토니오의 안방 프로스트 뱅크 센터에서 시작한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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