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자율주행 '무제한 보상' 등장···BYD 위험한 베팅에 나선 이유

김성하 기자 2026. 6. 1. 17:2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명·물적 피해는 물론 자차 수리비까지 보상
FSD 책임 운전자에 두는 테슬라에 정면 승부
글로벌 車 업체도 책임보장 요구 받을 가능성
손해 감수해서라도 경쟁규칙 재설계하는 전략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베이징 국제모터쇼(오토 차이나)' BYD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전기차 '포뮬러S', '포뮬러X', '포뮬러SL'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자동차 업계의 오랜 '책임 공백'을 정면으로 파고들며 자율주행 패권 경쟁에 초강수를 던졌다.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 처리나 책임 소송 없이 제조사가 모든 손해를 직접 부담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경쟁의 축을 기술 성능에서 '책임 보장'으로 옮기는 전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왕촨푸 BYD 회장은 최근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열린 '지능형 주행 전략 발표회'에서 도시 내비게이션 자율주행(City NOA) 작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인명·물적 피해는 물론 자차 수리비까지 한도 없이 전액 보상하는 '안전 1년 책임 보장제'를 발표했다. 이는 세계 완성차 업계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조치다. 

기존 자동차 보험 체계는 인간 운전자의 과실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하지만 레벨3·4 수준의 자율주행 사고가 발생하면 소프트웨어 결함인지, 센서 오작동인지를 규명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공백 구간에서 소비자가 법적·경제적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지속돼 왔다는 지적이다.

회사는 자율주행 모드 작동 중 발생한 사고라면 보험 처리나 법적 공방 없이 제조사가 경제적 손실 전체를 부담할 방침이다. 지난해 7월 자율 주차 기능에 한정해 도입했던 사고 보상 제도를 도시·고속도로 전 구간 자율주행으로 대폭 확장한 것이기도 하다.

칩·데이터·라이다·R&D까지
BYD가 믿는 진짜 무기
28일 왕찬푸 BYD 회장이 중국 광둥성 선전 BYD 본사에서 열린 '지능형 주행 전략 발표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BYD

무제한 보상이라는 파격적 약속의 밑바탕에는 구체적인 기술 투자가 깔려 있다. BYD는 이날 중국 최초 4나노미터 공정 기반 자율주행 프로세서 '쉬안지 A3'의 대량 양산 돌입도 함께 발표했다. 칩 3개를 연동할 경우 총 2100 TOPS 이상의 연산 속도를 구현하며 동급 대비 전력 소모를 20% 줄이고 자체 알고리즘으로 연산 효율을 100%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엔비디아 등 외부 칩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설계 반도체 중심의 자율주행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도 공식화했다. BYD는 자율주행 분야에만 5000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투입하고 있으며 향후 연구개발(R&D)에 1000억 위안(약 12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누적 315만 대의 자율주행 탑재 차량에서 매일 2억km 이상의 주행 데이터를 축적해온 점이 이번 선언의 기술적 자신감이라고 설명했다.

보급형 전략도 함께 내놨다. BYD는 '신의 눈 B' 지능형 운전 보조 라이다 에디션을 1만2000위안(약 260만원)의 옵션가로 전 차종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20만 위안 이상 고가 차량에 집중됐던 자율주행 기능을 대중화하는 동시에 책임 보장까지 결합한 셈이다.

이번 발표의 배경에는 실적 둔화에 대한 위기감도 깔려 있다. BYD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4% 감소하며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분기 감소세를 기록했다. 배터리 성능과 주행거리, 충전 속도, 가격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경쟁의 기준 자체를 바꾸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고 나면 누가 책임지나"
법규·보험 체계도 아직 미확립
테슬라 차량 운전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 사바델 도로에서 테슬라의 FSD 시스템을 시험 운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는 테슬라와도 대비된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을 고가 구독제로 운영하면서 사고 발생 시 책임은 기본적으로 운전자에게 두고 있다. 반면 BYD는 상대적으로 낮은 옵션 가격에 사고 보상까지 결합하며 정면 승부에 나섰다.

왕이자동차 등 중국 현지 매체들은 "도시 내비게이션 자율주행은 업계에서 가장 난도가 높은 시나리오로 평가받는다"며 "비기계적 차량 진입, 보행자 무단횡단, 교차로 경쟁, 임시 장애물 등으로 사고가 잦고 책임 소재가 모호해 업계를 오랫동안 괴롭혀온 문제에 BYD가 정면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해 3월 중국 안후이성 고속도로에서는 샤오미 SU7이 자율주행 보조(NOA) 모드로 주행 중 가드레일과 충돌해 탑승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 관련 표현 규제에 나섰고 샤오미·샤오펑·리오토 등 주요 전기차 업체들은 홍보 문구에서 '자율주행' 표현을 삭제하고 'L2 등급 보조 운전 시스템'으로 대체했다.

현재 중국 법규는 자율주행차를 독립적인 책임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자율주행 교통사고 역시 기존 책임 추궁 체계 안에서 운전자 또는 제조사의 사후 책임을 따지는 구조다. 상위 법률인 도로교통안전법과 제품품질법도 비자율주행 체계를 전제로 설계돼 있으며 관련 규정은 상하이·베이징·선전 등 일부 지방정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율주행 경쟁 '책임 보장'으로 어필
재무적 부담 감수해도 규칙 자체를 재설계

이 같은 제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움직임도 시작되고 있다. 베이징 금융감독국은 지난 3월 중관춘포럼에서 전국 최초로 스마트 주행차 전용 보험 상품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레벨2부터 레벨4까지 전 단계를 포괄하는 통합 보험 체계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제도 인프라 구축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BYD의 선언은 보험사와 정부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공백을 제조사가 먼저 떠안겠다고 나선 사례에 가깝다. 업계에서는 이 모델이 시장에 안착할 경우 테슬라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유사한 수준의 책임 보장을 요구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외 시장 확대에 대해 BYD는 "현재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국가별 대형 보험사와의 협력 체계가 구축될 경우 해외 확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20년 발표한 지능형 커넥티드카 로드맵 2.0을 통해 2030년 레벨4 자율주행 대중화, 2035년 레벨5 상용화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언이 국가 로드맵의 민간 실행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결국 이번 발표는 BYD가 단기적인 재무 부담을 감수하면서 자율주행 경쟁의 기준을 '기술 우위'에서 '책임 보장'으로 옮기려는 선제적 승부수로 읽힌다. 중국 경제매체 신랑차이징은 "BYD의 선언은 재무적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경쟁 규칙 자체를 재설계하려는 전략"이라며 "경쟁사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이를 따라가거나, BYD가 소비자의 가장 큰 장벽이었던 기술 불신을 허무는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City NOA(Navigation on Autopilot) = 목적지를 입력하면 도심 도로에서 차선 변경, 신호 대응, 교차로 통과 등을 수행하는 고도화된 자율주행 보조 기능.

TOPS(Tera Operations Per Second) = AI 반도체가 1초 동안 처리할 수 있는 연산 횟수. 수치가 높을수록 AI 추론 성능이 우수하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FSD(Full Self-Driving) = 테슬라의 고급 운전자 보조 시스템. 명칭은 완전자율주행이지만 현재는 운전자 감독이 필요한 수준으로 분류된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