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재제일’ 사업보국 잇는 이재용…‘삼성호암상’ 5년 연속 빛냈다
5년째 포토라인 지킨 이재용 회장, ‘인재제일’ 묵묵한 동행


1일 오후 신라호텔서 ‘제36회 삼성호암상 시상식’ 개최
이재용 회장, 2022년부터 5년째 개막 시상식 참석…‘인재경영’ 의지
오성진·조수미 등 6인 수상…상금 각 3억, 총 18억 수여
최근 ‘5조 규모 사회공헌’ 결단과 맞물려 선대 경영철학 계승 주목
[대한경제=심화영 기자]초여름 햇살이 내리쬐는 1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 앞은 ‘2026년도 제36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앞두고 이른 시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오후 3시 50분경, 남색 정장 차림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옅은 미소를 띤 채 취재진을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한 뒤 곧장 행사장으로 향했다.
이 회장의 이번 시상식 참석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이다. 삼성이 최근 노사 갈등과 파업 위기 등 대내외적인 성장통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창업주의 ‘인재제일(人才第一)’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리는 호암상 시상식만큼은 이 회장이 매년 직접 챙기며 선대의 경영철학을 묵묵히 계승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호암재단(이사장 김황식)이 주관하는 이번 시상식은 수상자 가족과 지인, 삼성 사장단 등 2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특히 올해는 스벤 리딘 스웨덴 왕립학술원 회장이 직접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호암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 실시간 중계됐다.
올해 수상의 영예를 안은 주인공은 총 6명이다.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오성진(37) 미국 UC버클리 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윤태식(51)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교수,공학상 김범만(79) 포스텍 명예교수,의학상 에바 호프만(51)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예술상 조수미(63) 소프라노,사회봉사상 오동찬(58)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이다.
이들에게는 각각 상장과 메달 그리고 상금 3억원씩 총 18억원이 수여됐다. 삼성호암상은 1990년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제정한 이후 올해까지 총 188명의 수상자에게 379억원의 상금을 건네며 국내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했다.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창의적 지혜와 학문적 열정, 투철한 봉사 정신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힘써온 수상자들의 뜻깊은 업적을 높이 기린다”고 축하했다. 축사를 맡은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진리를 탐구하는 지성과 인간 존엄의 실천은 인류 문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수상자 오성진 교수는 수상 소감으로 “미지의 영역이 주는 두려움을 멘토와 동료들 덕분에 두근거림으로 바꿀 수 있었다. 다른 이의 새로운 모험에 작은 등불이 되겠다”고 했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예술상 수상자 조수미 소프라노는 “외롭고 치열했던 시간 속에서도 음악과 삶에 대한 신념을 지켜왔다”며 “음악은 결국 사람과 나라를 위한 것이라는 믿음으로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해 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소록도에서 31년간 한센인을 돌본 오동찬 의료부장 역시 “‘엄마 대하듯이 따뜻하게 잘해 드리라’던 어머니의 유언을 기억하며 변함없이 힘쓰겠다”고 전했다.
위기 때마다 빛난 이재용의 ‘사업보국’…5조원 상생 결단으로 이어져

재계에선 이재용 회장이 5년 연속 호암상 시상식을 찾은 배경을 단순한 연례행사 참석 이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동시에 파업 위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이 회장의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깊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천문학적인 실적 성과를 사회 구성원과 나누기 위한 방안을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물이 바로 최근 재계 유례를 찾기 힘든 5조원 규모의 대규모 사회공헌사업 및 상생기금 투자 계획이다.
이 회장은 평소 “기업은 본질에 집중해 세금을 많이 내고,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로 애국하는 게 사명”이라는 신념을 피력해 왔다. 지난해 9월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5년 간 6만명 채용’이라는 통 큰 결단을 내린 것이나, 과거 ‘청년희망펀드’ 조성 당시 사재를 출연한 것, 그리고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드림클래스’ 현장을 꾸준히 찾은 것 모두 맥을 같이 한다.
이번 5조원 상생안 역시 중소 협력사 지원을 넘어 취약계층과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포용적 금융(생활자금 저리 대출 등) 및 미래 인재 육성에 방점이 찍혔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이끄는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와 독립 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의 정밀한 논의를 거쳐 세부 방식을 결정할 방침이다.
호암재단은 이번 시상식의 여운을 오는 7월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 공헌으로 이어간다. 재단은 오는 7월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노벨상 수상자 및 호암상 수상자들을 초청해 청소년 특별 강연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 최고 석학들이 청소년들과 직접 소통하며 과학의 미래를 심어주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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