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일베금지법’ 본격 발의...‘조롱의 역사’ 막 내리나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특정 사이트 차단 어려워…“폐쇄 효과 회의적”
(시사저널=이강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스타벅스 사태'와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조롱' 이후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폐쇄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여권 의원들이 일베금지법 등을 발의하고 나섰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여권 내에서는 일베 폐쇄 등을 골자로 한 일베 금지법 등을 발의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이 대통령이 '일베 폐쇄'를 혐오 표현 사용과 확산 방지책으로 내놓은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강력한 조치를 언급한 것은 스타벅스 사태에 이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당일 조롱 논란이 벌어지면서다.
이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일베 등에서 사용되는 민주화운동 혐오 표현과 연관된 5.18 '탱크 데이' 이벤트를 기획한 스타벅스코리아를 질타해왔는데, 지난달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 당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설치된 노 전 대통령 동상 옆에서 한 남성이 '일베 인증' 동작을 취하는 사건이 일어나며 논란이 더욱 심화됐다.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베처럼 조롱과 모욕으로 사회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데 대해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처벌을 포함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병존한다. 일베 폐쇄 논란도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엄격한 조건 하에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배상, 일베처럼 조롱·혐오를 방치 조장하는 사이트 폐쇄, 징벌배상·과징금 등 필요한 조치를 허용하는 데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적었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게시와 같은 날인 24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헌법적 기준과 엄격한 요건 아래 혐오 콘텐츠를 방지·조장하는 플랫폼에 대한 과징금과 폐쇄 조치,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배상 도입을 포함한 입법적 대안을 폭넓게 검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 역시 국회 간담회에서 "상습적으로 구조적인 혐오를 부추기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폐쇄까지 검토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의 의지와 여권의 발의에도 실제 폐쇄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8년에도 청와대 국민 청원 사이트에 '일베 폐쇄' 청원이 올라와 23만명이 동의하면서 정부 차원의 공식 검토가 이뤄졌으나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이나 도박, 마약 유통만을 목적으로 개설된 불법 사이트들을 제외한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전체를 전면 차단하거나 폐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무산된 바 있다. 대법원 판례도 사이트 개설 목적이 불법 정보 유통일 경우에만 전체 사이트 차단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일각에서는 일베 폐쇄가 혐오 표현 확산의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만권 경희대 학술연구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역사적 비극과 민주주의 가치 자체를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분위기가 지나치게 깊어졌다"면서도 "일베 하나를 없앤다고 혐오와 조롱 문화 자체가 사라지겠느냐는 점에서는 회의적이다. 문제는 특정 사이트보다 그 문화를 소비하고 재생산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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