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역대 최다 외국인 유권자' 경기도 판세 흔들까? 2022년 지선과 비교해보니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외국인 유권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15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의 외국인 선거권자는 15만 1,53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12만 7,623명보다 2만 3,090명 늘어난 수치입니다. 전체 유권자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0.34%로 역대 최고치입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외국인 유권자 수가 6만 4175명으로 전체 42.4%가 몰린 경기도에 관심이 쏠립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일부 지역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외국인 주민이 상대적으로 많은 경기 서남부 지역이 거론됩니다. 안산과 시흥의 외국인 유권자 비중은 각각 1.8%로 전체 지역에서 가장 높았고, 부천 1.3%, 수원 0.8%, 화성 0.5%가 뒤를 이었습니다.
물론 외국인 유권자 수가 늘었다는 사실이 곧바로 판세 변화로 이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영향력은 전체 숫자보다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규모, 그리고 그 수치가 기존 선거 결과의 표차를 메울 정도인지를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MBN은 경기도지사와 안산·시흥·부천·수원·화성시장 선거를 대상으로 2022년과 2026년 외국인 유권자 수를 비교하고, 2022년 경기 지역 외국인 투표율 11%를 적용해 잠재적 영향력을 계산했습니다.
계산 방식은 이렇습니다. 2026년 외국인 유권자 수에서 2022년 외국인 유권자 수를 뺀 증가분에 2022년 경기 지역 외국인 투표율 11%를 곱해 '추가 투표 가능 규모'를 추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2022년 지방선거 1·2위 후보 간 실제 당선 격차와 비교했습니다. 다만 이 계산은 어디까지나 유권자 규모를 통한 잠재 영향력 비교입니다. 실제 외국인 유권자가 어느 후보에게 얼마나 투표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어,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 단정하는 분석은 아닙니다.

먼저 경기도 전체를 보면 외국인 유권자 수는 2022년 5만 1,243명에서 2026년 6만 4,175명으로 1만 2,932명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2022년 외국인 투표율 11%를 적용하면 추가 투표 가능 규모는 약 1,423명입니다.
이를 2022년 경기도지사 선거 결과와 비교하면 차이가 큽니다. 당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8,913표 차로 이겼습니다. 외국인 유권자 증가분에 11%를 적용한 추정치 1,423명은 이 격차의 약 16% 수준입니다. 외국인 유권자 증가 자체는 적지 않지만, 증가분만 놓고 보면 경기도 전체 판세를 뒤집을 정도의 규모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초단체장 선거도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흐름입니다. 수원의 외국인 유권자 수는 2022년 6,875명에서 2026년 7,895명으로 1,020명 늘었습니다. 증가분에 11%를 적용하면 추가 투표 가능 규모는 약 112명입니다. 그러나 2022년 수원시장 선거에서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용남 국민의힘 후보의 격차는 2,928표였습니다. 접전 선거였지만, 외국인 유권자 증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시흥과 부천, 화성은 더 분명합니다. 시흥은 외국인 유권자 수가 5,415명에서 7,780명으로 2,365명 늘었고, 증가분에 11%를 적용한 추정치는 260명입니다. 하지만 2022년 시흥시장 선거의 실제 격차는 2만 1,251표였습니다. 부천은 6,214명에서 8,581명으로 2,367명 증가해 추정치가 260명 수준이지만, 2022년 부천시장 선거 격차는 1만 7,110표였습니다. 화성도 2,774명에서 3,730명으로 956명 늘어 추정치가 105명 정도인데, 2022년 화성시장 선거 격차는 2만 245표였습니다.
즉 시흥·부천·화성은 물론이고, 접전이었던 수원과 경기도지사 선거까지 포함해도 외국인 유권자 증가분에 2022년 투표율을 적용한 수치가 당시 표차를 메우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역대 최대'라는 표현이 주는 인상과 달리, 적어도 경기도 전체 판세를 흔들 정도라고 보긴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 같은 결과는 외국인 투표율 추이와도 맞물립니다. 전국 외국인 지방선거 투표율은 2010년 35.2%에서 2014년 17.6%, 2018년 13.6%, 2022년 13.3%로 낮아졌습니다. 경기 지역의 2022년 외국인 투표율은 11%로 전국 평균보다 더 낮았습니다. 단순히 외국인 유권자 등록 인원만 보면 커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선거에 행사되는 표는 그보다 훨씬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도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MBN 통화에서 "숫자가 늘었다는 것과 실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건 다른 문제"고 말했습니다. 이어 "투표율까지 감안하면 아주 근소한 접전 지역이 아니면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분석에서 예외적으로 눈에 띄는 곳도 있었는데, 바로 안산입니다. 안산의 외국인 선거인 수는 2022년 8,038명에서 2026년 1만 174명으로 2,136명 늘었습니다. 여기에 2022년 외국인 투표율 11%를 적용하면 추가 투표 가능 규모는 약 235명입니다.

이 수치가 의미를 갖는 건 2022년 안산시장 선거가 워낙 초박빙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민근 국민의힘 후보는 제종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1만9,776표 대 11만9,595표로 이겼습니다. 격차는 불과 181표였습니다.(*재검표 결과 179표차) 외국인 선거인 증가분에 11%를 적용한 추정치 235명은 이 격차를 웃돕니다. 이 때문에 안산은 경기도 내 다른 지역과 달리 외국인 유권자 증가가 적어도 '잠재 변수'로는 거론될 수 있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조적으로 2026년 전체 외국인 선거인 수에 11%를 적용한 이론상 투표 규모를 봐도 안산은 다른 지역과 확실히 구분됩니다. 안산의 2026년 외국인 선거인 수 1만 174명에 11%를 적용하면 약 1,119명입니다. 이는 2022년 안산시장 선거 격차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반면 수원은 전체 외국인 선거인 기준으로도 약 868명으로 2022년 격차 2,928표에 미치지 못합니다. 경기도 전체도 약 7,059명으로 도지사 선거 격차 8,913표보다 적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해석은 신중해야 합니다. 이 계산은 어디까지나 '2022년 이후 늘어난 외국인 선거인들이 2022년과 같은 비율로 투표에 참여할 경우'를 가정한 추정치입니다. 실제 투표율은 달라질 수 있고, 이들이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준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따라서 '외국인 표가 안산시장 선거를 좌우한다'거나 '외국인 유권자 증가가 당락을 바꾼다'고 단정하는 것은 과도합니다.
결론적으로 외국인 유권자 수가 역대 최다인 15만 명을 넘긴 것은 눈에 띄지만, 이를 두고 경기도 선거 판세를 흔들 정도라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안산 같은 초접전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요인으로 보는 게 타당해 보입니다.
팩트체크, 안병수입니다.

[ 안병수 기자 / ahn.byungsoo@mbn.co.kr]
취재지원 : 김은혜 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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