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수요 ‘폭발’...“태양광, 2032년 세계 최대 전력원 등극”
아시아 국가들, 청정에너지 전환으로 연료 수입 부담↓
원전 확대, 아태지역 주도...”中, 초고속 전기화 실현 중”
[수소신문]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최근 중동 지역의 이란 전쟁까지 지난 10년간 세계 경제를 뒤흔든 세 차례의 중대한 에너지 충격은 현 화석연료 중심 시스템이 가진 고유한 변동성과 불안정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는 역설적으로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앞당기는 촉진제가 되고 있다.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려는 각국의 움직임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아시아, 청정기술로 '에너지 수입 잔혹사' 끊어낸다
BNEF의 '경제 전환 시나리오(ETS)'에 따르면, 현재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저탄소 기술을 빠르게 도입할 경우 에너지 수입에 대한 경제적 노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가장 극적인 변화와 혜택이 예상되는 곳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이다. 2025년 기준 GDP의 3~6%를 에너지 수입에 지출했던 한국,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은 향후 수입 비중 측면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GDP의 각각 2.3%, 2.7%를 에너지 수입에 쓰고 있는 유럽연합(EU)과 중국 역시 향후 10년간 그 부담이 빠르게 감소한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순수출국 또한 수입 의존도를 소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전력 중심 시대' 도래...태양광·ESS의 '독주'
장기적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은 바야흐로 '전력 중심의 시대'로 진입한다. 향후 24년간 신규 에너지 수요의 3분의 2를 전력이 충족하며, 천연가스가 추가로 25%를 공급할 예정이다.
대규모 공급 과잉과 기술 발전, 가격 하락에 힘입어 태양광은 오는 2032년까지 세계 최대의 단일 전력원이 될 전망이다. 또한 전력 시스템이 더 크고 역동적으로 변함에 따라 공급과 수요 양측 모두에서 높은 유연성을 요구하게 됨에 따라 배터리 용량은 2025년 223GW에서 2035년 3.8TW로 무려 17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 세계적인 인구 증가와 소득 향상 외에도 전기차 보급, 그리고 AI 열풍에 따른 데이터센터 확대가 전력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용량은 2025년 84GW에 도달해 세계 총 전력 수요의 1.9%(500TWh)를 소비했으며, 이 수요는 2050년까지 1114TWh로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지역별로 상이한 전환 속도와 원전의 역할
에너지 전환의 속도는 지역마다 크게 다르다. 중국은 가장 빠르게 전기화를 추진 중이다. 이미 2023년에 전력이 주요 최종 에너지원이 되었으며, 석탄 발전 비중은 2025년 32%에서 2050년 7%로 감소한다. 인도는 산업 부문에서 석탄 사용이 지속되더라도 2041년에 전력이 석유와 석탄을 추월한다. 유럽은 2043년 미국은 보다 느린 전환 속도로 2047년에 전력이 주요 에너지원이 된다.
석탄 발전의 대안 중 하나인 원자력 발전의 확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주도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원전 75.5GW 중 44GW가 중국(38GW)과 인도(6GW)에 집중돼 있다. 이들 두 나라는 2035년까지 경제전환 시나리오(ETS)에서 글로벌 원전 설비 증가분의 80%를 차지할 전망이다.
■"지구 온난화 1.5도 통제는 더 이상 불가능"
BNEF는 "여전히 높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고배출 자산에 대한 투자 지속으로 인해 과거 국제사회가 합의했던 '지구 기온 상승 1.5도 목표 달성'은 더 이상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개정된 NZS(넷제로 시나리오) 경로에서 최고 온난화 수준은 1.81℃로, 2024년판에서 제시한 1.75℃보다 높아졌다. 이는 에너지 전환 속도 둔화, 변화한 정책 우선순위, 차세대 청정기술의 제한적인 진전을 반영한 결과다. 특히 지난 5년간 기업에 5000억달러 규모의 지분투자와 막대한 정부 지원이 이뤄졌음에도 신형 원전, 지열, 차세대 ESS 기술 등은 아직 상업적 규모에서 충분히 검증되지 못했다.
지구 기온 상승폭을 2℃보다 충분히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기 위한 NZS 달성에는 2050년까지 총 235조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며, 이는 ETS 대비 24% 더 많은 투자를 의미한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