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이은지·비비, 사막 속 '두 번째 지구'에 갇혔다[현장EN:]
바이오스피어2서 펼친 과학 생존 리얼리티

"설명하지 말고 체험하게 하자. 과학이 없으면 못 사는 상황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이미솔 PD는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EBS 창사특집 '최후의 인류' 제작발표회에서 프로그램의 출발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오는 4일 첫 방송되는 '최후의 인류'는 기후위기로 붕괴 직전인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우주 이주를 위한 극비 프로젝트 대원으로 선발된 7명이 밀폐 생태계 실험 기지에서 물과 공기, 식량, 폐기물 순환 시스템을 유지하며 생존 미션에 도전하는 과학 생존 리얼리티다. EBS는 이 프로그램을 "세계 최초 과학 생존 리얼리티"로 소개했다.
무대는 미국 애리조나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바이오스피어2'다. 1991년 실제 대원 8명이 2년간 물과 공기, 식량의 자급자족을 실험했던 역사적 공간이다. 이 PD는 "바이오스피어2는 이 프로그램의 또 하나의 출연자"라며 "인간이 우주에 생태계를 만들면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 인간이 자신이 숨 쉴 공기조차 제대로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 실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실험에는 실패라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저는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다시 마주해야 할 질문이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출연진은 배우 유승호, 개그우먼 이은지, 가수 겸 배우 비비, 뇌과학자 장동선, 화학자 장홍제, 지구과학자 김한결, 의사 겸 작가 이낙준 등 7명이다. 서로 다른 직업과 감각을 가진 이들이 하나의 생존 공동체로 묶이며, 과학 지식과 직감, 소통 능력, 체력, 상상력이 함께 시험대에 오른다.
이 PD는 방송인 출연진 섭외 기준에 대해 "재미있게 잘할 사람을 찾은 것이 아니라, 이 프로젝트에 진지하게 임할 사람을 찾았다"고 밝혔다.
유승호는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 이은지는 소통 능력과 에너지, 비비는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주요한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이 PD는 비비의 경우 과학 자문 과정에서 "생존 프로젝트를 가장 잘 수행할 것으로 추천을 받았다"고도 했다.
프로그램은 일반적인 경쟁 예능과는 다른 방향을 지향한다. 이 PD는 "왜 1등을 하지라는 질문으로 귀결되기보다, 물이나 공기, 식량, 폐기물 같은 시스템이 인간을 얼마나 단단히 지탱하고 있었는지를 몸소 체험하게 하는 리얼리티"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예능처럼 시작하지만, 중간부터 다큐멘터리로 향하고 마지막에는 장대한 다큐멘터리처럼 끝난다"고 했다.

극한 상황에서 생존을 좌우하는 요소가 과학자의 기술인지, 예능인의 소통 능력인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뇌과학자 장동선은 "극지 탐험이든 우주 탐사든 마지막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항상 사람"이라며 "가장 뛰어난 사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망가지더라도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는 백업이 없는 단일 실패 지점"이라며 "그 안에 있는 동안 이 방송이 실화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단순한 예능 촬영이 아니라, 전쟁과 기후위기 속에서 실제로 다가올 수 있는 생존 조건을 체감했다는 것이다.
화학자 장홍제는 "이론과 실제가 다르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 분야 연구를 해왔고 재활용 관련 기획도 해왔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마땅치 않았다"며 "과학자들이 나무만 보고 있을 때, 엔터테이너들이 숲의 형태를 알려주면서 우리가 오합지졸이 아니라 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승호는 밀폐 기지 생활을 통해 인간관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먹고 자는 것만큼이나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인간일 수 있겠다고 느꼈다"며 "우리가 마지막 인류라고 생각했을 때는 서로 웃고 장난치며 버텼다. 현실로 돌아온 뒤에는 사람과 사람에 대한 사랑, 지구에 대한 사랑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비비는 바이오스피어2를 "조그마한 지구"라고 표현했다. 그는 "지구가 너무 크니까 우리가 그 안에 있다는 인식조차 없이 살아간다"며 "바이오스피어2 안에 들어가니 제3자로 지구를 바라보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한 발 떨어져 보니 희망이 생겼고, 인류애가 가득 찼다"고 말했다.
이은지는 프로그램의 장르를 묻는 질문에 "예능인지 다큐멘터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재미있으면 장땡"이라고 답했다. 그는 "애리조나의 어마어마한 자연을 EBS 다큐멘터리 촬영팀이 담았고, 실제 있었던 실험 공간에서 직접 해본 만큼 강한 현실감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후의 인류'는 오는 4일부터 매주 목요일 밤 10시 50분 E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그램은 "지구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과학을 정보가 아니라 생존의 기술로 체험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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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maxpres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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