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으로 기억해달라···광주 피살 고교생 실명 공개한 부모 “불행한 피해자 다시는 없기를”

강현석 기자 2026. 6. 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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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엄벌·청소년 안전대책 마련 요구
“반성조차 없는 뻔뻔한 모습 너무 큰 고통”
지난 7일 여고생 흉기 살인사건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월계동 추모 현장에서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원이의 삶이 허망한 죽음으로 잊히지 않고,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게 바꾸는 씨앗이 되어야 합니다.”

광주에서 일면식 없는 2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사망한 여고생의 부모가 딸의 실명을 공개하며 안전한 사회를 촉구했다.

귀가 도중 길거리에서 살해당한 고 이채원양(17) 부모는 1일 입장문을 내고 “‘광주 첨단 여고생’이 아닌 ‘이채원’으로 불러달라”고 밝혔다. 부모는 “다시는 이 땅에 우리 아이와 같은 불행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름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원양은 지난달 5일 광주 광산구 한 대학 인근 거리에서 장윤기(23)에게 살해됐다. 장윤기는 교제 요구를 거절한 다른 여성을 살해하려다 혼자 길을 가던 채원양을 발견하고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당시 채원양 비명을 듣고 도우려고 했던 또 다른 고교생도 장윤기가 휘두른 흉기에 크게 다쳤다. 살인과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 등으로 구속된 장윤기는 검찰에 송치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부모는 딸의 죽음이 ‘첨단 여고생 사건’으로 불리며 잊히는 것을 막기 위해 실명 공개를 결정했다고 한다.

유가족은 “사람 살리는 직업을 꿈꾸었고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아이였다”면서 “주저앉아 눈물만 흘리고 있을 수 없다. 그것은 채원이가 바라는 모습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채원이 친구와 학교 선생님들이 더 큰 고통에 빠지지 않도록 체계적인 집중심리 치료 프로그램이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채원양 부모는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길거리를 걸을 수 있도록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이들은 “딸의 죽음이 잊히지 않고 더 안전한 내일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때까지 멈추지 않고 끝까지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장윤기에 대한 엄벌도 요구했다. 유가족은 “피의자의 반성조차 없는 뻔뻔한 모습을 마주하는 것은 너무 큰 고통”이라면서 “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감형을 시도하려 한다면 고인과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밝혔다.

지역 청소년들과 시민단체도 채원양 죽음이 잊히지 않도록 연대할 방침이다. 이들은 채원양 49재에 맞춰 추모 행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

경찰은 장윤기에 대해 성폭행과 스토킹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경찰 추가 조사에서 장윤기는 채원양을 살해하기 전 이주여성을 성폭행하고 스토킹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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