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비즈니스 성과 내려면 … 흩어진 데이터 통합이 우선
미디어기업 데이터 단절 심해
월트 디즈니도 같은 문제 겪어
파편화된 고객 데이터 연결해
맞춤 콘텐츠 제공하니 성과 쑥
"AI 도입 빠른 K엔터社에 관심
넥슨 등 韓기업과 협력하고파"

인공지능(AI)의 주축이 거대언어모델(LLM)에서 'AI 에이전트' 로 이동하고 있다. AI 모델의 핵심 원료인 데이터 활용 방안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AI 에이전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파편화된 사내 데이터를 AI용으로 통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데니스 부크하임 스노우플레이크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 글로벌 리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AI가 성공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철저한 데이터 기반 구축이 선결돼야 한다"며 "기업 내 모든 조직원이 AI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는 '지능의 민주화'를 돕는 것이 우리의 핵심 목표"라고 강조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는 데이터 클라우드 분야의 독보적인 강자로 꼽힌다. 기업들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각기 다른 인프라스트럭처에 흩어둔 데이터를 한곳으로 모아 안전하게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거대한 '통합 데이터 플랫폼'이다.
부크하임 리드는 "스노우플레이크는 기업이 어떤 클라우드를 사용하든 데이터를 하나로 움직이게 하고, 이를 AI 모델에 원활하게 피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사업자에 종속되지 않는 유연성과 정보 보안을 지키는 안전성이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AI 시대는 이제 막 개화했다고 그는 평가했다. 부크하임 리드는 "인터넷이나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보다 훨씬 극단적이고 파괴적인 변화"라며 "인터넷이 정보의 배포를, 클라우드가 정보의 보관을 혁신했다면, AI는 인간의 업무 방식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AI 산업에 꽃길만 펼쳐진 건 아니다. 여전히 많은 사업자가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데이터가 부서별·플랫폼별로 단절돼 있는 '데이터 사일로'가 대표적이다.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이 사일로 현상이 심각한 분야 중 하나다.
부크하임 리드는 스노우플레이크의 가장 큰 고객사 중 하나인 월트디즈니 사례를 들며 데이터 통합의 위력을 설명했다. 그는 "디즈니는 테마파크, 영화, 굿즈 등 엄청난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이 데이터가 파편화돼 있었다"며 "스노우플레이크를 통해 이를 제어된 방식으로 통합함으로써 고객에 대한 진정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테마파크 방문객이 어떤 영화를 좋아하고 어떤 굿즈를 샀는지 연결함으로써 훨씬 효과적인 맞춤형 광고와 콘텐츠 제공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K팝과 K게임 등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유사 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그는 자신했다. 음원 스트리밍, 콘서트 티케팅, 팬 커뮤니티 활동, 굿즈 구매 등 산재한 데이터를 통합하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크하임 리드는 "엔터테인먼트에서 한국은 매우 혁신적인 시장"이라며 "글로벌하게 진화하고 있는 K엔터테인먼트, 그리고 AI 도입에 발 빠른 한국 게임사들과 심층적인 관계를 맺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스노우플레이크는 넥슨 등 국내 대형 게임사와 데이터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가 내세우는 또 다른 강력한 무기는 '데이터 클린룸' 기술이다. 이는 서로 다른 기업이 각자의 민감한 고객 데이터를 직접 공유하지 않고도 암호화된 안전한 공간에서 결합해 분석 결과만 얻어낼 수 있는 기술이다.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없이 기업 간 데이터 협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부크하임 리드는 삼성전자 광고사업 부문인 '삼성 애즈'와의 협업을 대표적인 성과로 꼽았다. 그는 "프라이버시가 완벽하게 보호되는 방식(클린룸)으로 TV 시청 데이터와 광고주 데이터를 교차 분석해 광고가 실제 어떤 성과를 냈는지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밝혔다.
부크하임 리드가 그리는 궁극적인 목표는 기업 내 '지능의 민주화'다. 과거에는 실무자가 데이터 분석 결과를 얻기 위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게 질문을 던지고 일주일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통합된 데이터로 구동되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누구나 10분 안에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그는 "이전에는 감히 할 수 없었던 질문들을 비즈니스 유저가 직접 데이터와 상호작용하며 답을 얻게 되는 것"이라면서 "한국의 기업과 조직원들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고 폭발적인 혁신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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