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당국 잣대에 몸 낮춘 한화솔루션, 재무구조 개선 ‘청신호’ 켤까
4년 연속 순손실 전망 속 유증 통과 사활…당국의 선택은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한화솔루션이 금융감독원의 심사 문턱을 넘기 위해 유상증자 규모 축소와 추가 자산 매각 계획 카드를 꺼냈다. 금감원으로부터 두 차례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은 상황에서 자본 조달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세 번째 도전장인 이번 수정안이 금감원의 문턱을 넘어 재무구조 개선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빚 갚는 자금 1000억원 줄여 주주 달래기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규모를 기존 1조8144억원에서 1조7092억원으로 줄이는 안을 의결해 금감원에 자진 정정 신고서를 제출했다. 신규 발행 주식 수 역시 5600만 주에서 5300만 주로 줄었다. 지난해 11월 처음 발표했던 2조3976억원과 비교하면 7000억원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이번 정정에 따라 신주 발행가액 확정 예정일은 7월16일로, 상장 예정일은 8월11일로 각각 연기됐다.
눈에 띄는 것은 자금 사용 계획이다. 미국 태양광 사업 확대와 탠덤 양산 라인 구축 등 미래 성장 투자를 위한 시설투자 규모는 9000억원 그대로 유지한 반면, 채무 상환 자금은 기존 9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주주들의 돈으로 빚을 갚는다는 비판을 수용해 증자 비율은 종전 32%에서 30% 수준으로 낮추고, 구주 1주당 배정 주식 수도 0.2465주로 줄여 주주 부담을 완화했다.
축소된 재원은 적극적인 자산 매각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우선적으로 지난달 21일 미국 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령권 중 1억3000만 달러(약 2000억원)를 선제적으로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미국 벤처투자펀드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2022년부터 북미 에너지 등 사업기회를 선제적으로 탐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투자해왔던 펀드다. 장기 투자 목적의 자산이었지만 추가 자구책 마련 방안으로 유동화를 결정한 것이다.
한화솔루션이 잇단 자산 매각을 시도하고 있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엄격한 심사 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1일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한화솔루션에 두 차례 정정을 요구한 배경에 대해 "유동성 리스크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인지, 유상증자 외에 달리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인지, 회사에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한 근거가 무엇인지 등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고서에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제대로 기재되지 않았다고 판단될 때는 앞으로도 계속 정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이 두 차례나 정정을 요구한 만큼,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이번 3차 시도에 사활을 건 셈이다.
4년 연속 순손실 전망…"유상증자로 재무 부담 덜어야"
시장에서는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가 재무 부담 축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영업손익은 전년도 영업손실 3648억원에서 흑자 전환하지만, 13조원 규모의 순차입금에 따른 금융비용 4700억원의 영향으로 4개년 연속 순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기 구조를 살펴보면, 올해 1조6000억원, 2027년 1조8000억원, 2028년 1조7000억원, 2029년 1조원 등으로, 올해부터 2027년까지 상환 부담이 증가한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현금 과부족 상태"라고 진단했다. 현재 추진 중인 유상증자가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황 연구원은 "유상증자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올해부터 내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3조4000억원에 대한 재무 부담을 줄일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진행 중인 여수지역 석유화학 구조조정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도 모기업의 재무 안정성이 절실하다"고 평가했다.
한화솔루션 측도 시장과 당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몸을 낮추고 있다. 남정운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대표와 박승덕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대표는 "이번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주주 여러분의 기대와 눈높이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과 성장 투자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만큼, 시장 저평가를 해소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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