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 877.5억달러 역대 최대…반도체 비중 42% 달해
3개월 연속 800억달러 돌파
반도체는 371억6000만달러
“빅테크 기업 설비 투자 증가”
5개월 만에 1000억달러 흑자

반도체 훈풍을 탄 한국 수출이 가보지 않았던 실적을 써내려 가고 있다. 5월 수출액이 877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중동 사태 파고에도 인공지능(AI) 열풍에 슈퍼사이클을 맞은 반도체가 전체 수출 금액의 42%를 차지했다. 올해 1~5월 무역수지 흑자가 1000억달러를 돌파해 종전 연간 최고치였던 2017년 952억달러를 이미 갈아치웠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5월 수출액은 지난해 5월보다 53.2% 증가한 877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자 3월(872억1000만달러)과 4월(858억7000만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800억달러를 넘긴 결과다. 올해 3월 전까진 700억달러 기록조차 없었다.
조업 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60.7% 상승한 42억8000만달러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수출액이 40억달러를 넘은 첫 사례다.
5월 수입은 고유가 영향으로 20.8% 늘어난 608억달러를 기록해 5월 무역수지는 269억5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1~5월 누적 무역수지는 1019억1000만달러로, 2017년 기록한 연간 최대 실적(952억달러)을 5개월 만에 넘어섰다.
수출을 이끈 품목은 반도체였다. 5월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5월보다 169.4% 급증한 371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최고 실적이자 5월 전체 수출액의 42.3%에 해당하는 수치다. 메모리반도체는 D램이 369.8% 오른 186억달러, 낸드가 206.8% 오른 17억달러의 수출액을 나타냈다. 산업부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설비 투자 증가에 따라 메모리 고정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서 월간 기준 역대 최고 실적 경신과 3개월 연속 수출 30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도 월간 기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5월 컴퓨터 수출액은 41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5월보다 290.7% 늘었다. AI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가 요인으로 꼽힌다. 무선통신기기는 12.6% 상승한 14억6000만달러, 디스플레이는 9.4% 상승한 14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중동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석유·화학제품도 선전했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46.6% 오른 52억5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높은 수출 단가가 계속되면서 수출액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출 물량은 휘발유·경유 등의 수출 통제 조치 영향으로 23.8% 감소했다. 이 외에 선박(26억1000만달러), 바이오헬스(14억4000만달러), 화장품(11억8000만달러) 수출도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자동자 수출액은 5.9% 감소한 58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조업 일수 감소와 부품 생산 공장 화재,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류 차질, 미국 관세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출액은 각각 16.0%, 6.8%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수출 지역 가운데 7곳에서 수출액이 늘었다. 특히 중국 수출액은 반도체 판매 호조에 힘입어 80.9% 증가한 189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수출액도 59.1% 오른 159억7000만달러로 조사됐다.
정부는 반도체 품목을 빼더라도 수출 증가율이 높다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수출 1조달러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내다봤다. 강감찬 산업통상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반도체와 컴퓨터를 제외한 수출은 (지난해 5월보다) 9.5% 증가했다. 반도체만 제외하면 지난해 5월보다 16.4% 증가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현 추세를 감안해 보면 산업연구원이 전망했던 9200억달러, 한국은행이 제시했던 9500억달러에 거의 근접한 수치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실제로 그 이상도 가능할 수도 있다. 굉장히 낙관적으로 본다면 일부 증권가에서 말하는 1조달러 달성도 아예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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