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승부수…“2036년까지 4척 인도 가능”

독일이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 수주를 위해 인도 일정과 대규모 투자 계획을 앞세우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의 한화오션 컨소시엄이 제시한 조기 납기안에 대응해 독일과 노르웨이가 자국 발주 물량 일부를 조정하는 방안까지 내놓으면서 수주 경쟁이 막판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캐나다 공영방송 CBC에 따르면 보리스 피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전날 오타와에서 열린 캐나다 방위안보산업협회(CADSI) 주최 방산 전시회 ‘캔섹(CANSEC) 2026’ 현장에서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독일 TKMS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수주할 경우 2036년까지 잠수함 4척을 인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그들은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며, 나는 그들과의 협력 과정에서 좋은 경험만 있었다”며 “TKMS는 실제로 이행 가능한 것만 약속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캐나다가 추진 중인 ‘캐나다 초계잠수함사업’(CPSP)에서는 독일 TKMS와 한화오션 컨소시엄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사업 초기부터 KSS-Ⅲ 잠수함 4척을 2035년까지 인도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2035년은 캐나다 해군이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모두 퇴역시키려는 목표 시점이다. 현재 이들 잠수함 가운데 실제 작전이 가능한 함정은 1척에 불과해 후속 전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동안 TKMS는 해당 일정 준수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독일 정부가 직접 납기 가능성을 보증하고 나섰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독일과 노르웨이가 이미 발주한 잠수함 가운데 각각 1척씩을 후순위로 조정해 캐나다에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2척은 TKMS가 생산 일정을 앞당겨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마르테 게르하르트센 노르웨이 국방부 부장관도 CBC 인터뷰에서 “잠수함 한 척의 인도를 더 기다리게 되더라도 캐나다의 참여가 전체 전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노르웨이 함대와 독일 함대, 캐나다 함대를 따로 보지 않고 하나의 공동 함대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잠수함 공급 외에도 대규모 경제협력 패키지를 제안하며 캐나다 측을 적극 설득하고 있다. CBC는 독일 정부가 군사 프로젝트뿐 아니라 민간 분야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투자 계획을 함께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주요 제안에는 TKMS 기술을 활용해 앨버타 주정부와 탄소포집 시설을 구축하는 사업, 매니토바주 포트오브처칠을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거점으로 육성하는 사업, 중어뢰 생산공장 설립,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프로젝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 컨소시엄 역시 수주 성공 시 유사한 수준의 투자 및 산업협력 계획을 제시한 상태다. 다만 CBC는 독일 측 제안의 경우 상당수 사업이 초기 단계에 집중돼 있어 향후 2년 이내 가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꼽았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스티븐 푸어 국방조달청장은 독일의 ‘타입 212CD’와 한국의 ‘KSS-Ⅲ’ 모두 캐나다 해군의 핵심 요구 조건을 충족하고 있으며, 최종 사업자 선정 결과는 6월 말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번 결정은 단순히 군사적 요구 사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경제적 효과와 보다 광범위한 산업적 혜택 역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가 “더 넓고 전략적으로 확장된 파트너십” 구축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국방 분야 싱크탱크인 캐나다글로벌문제연구소(CGAI)의 국방 분석가 데이브 페리는 CBC와 인터뷰에서 독일·노르웨이 진영과 한국 측 모두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며 최종 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캐나다 정부가 경쟁을 효과적으로 유도함으로써 매우 경쟁력 있는 제안들을 이끌어냈다”며 “결과적으로 캐나다에 유리한 협상 구도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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