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람하는 AI공약… 조타수 부재 AI정부

팽동현 2026. 6. 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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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후보 대다수가 공약…공수표 우려
AI수석·AI전략위 빈자리 해결도 시급
구글 제미나이로 그린 이미지.


코앞으로 다가온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인공지능(AI) 관련 공약이 판을 쳐 업계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임문영 전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이 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로 나서 해당 자리가 공석이거나 겸직 상황인 것도 업계의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1일 6.3 지선에서 시·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양당 후보들의 선거공보를 분석한 결과, 총 32명의 후보 가운데 AI 관련 공약을 내지 않은 후보는 단 2명뿐으로 조사됐다. 시·도지사 선거에선 모든 지역에서 AI 관련 공약이 나온 것이다.

‘AI 수도’, ‘AI 선도도시’, ‘AI 혁신도시’, ‘AI기반 미래산업도시’ 등 표어는 대동소이하지만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다. 가장 많은 유형은 산업 AI전환(AX)이다. 울산·대구·부산·경남·경북·충남·강원 등 제조·산업 기반 지역은 주력산업에 AI를 입히겠다는 구상이 주를 이뤘다. 또 강원·울산·인천·대구·부산·전남광주통합·제주·전북·충남·충북 등에선 AI데이터센터, AI허브, AI거점 등의 유치·조성에 대한 공약이 많았다. 이밖에 상당수가 생활·행정 AI 서비스도 약속했다.

하지만 재정 확보 등 실질적 이행 방안에 대해선 대부분 공약이 물음표가 붙는 실정이다. 지난 4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개한 전국 시도지사의 공약이행평가 결과에 따르면, 앞선 지선으로 뽑힌 민선 8기 시도지사의 공약이행을 위한 재정확보율은 35.73%로 민선 7기(50.29%)보다도 14.56%포인트(p) 낮아졌다. 너도나도 거는 AI 공약 또한 재정 설계 부실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AI 공약은 주요 메뉴다. 양당에서 출마한 27명의 후보 중 22명이 선거공보에 AI를 언급했다. 양당 외 후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국 조국혁신당 경기 평택을 후보는 ‘AI 리빙랩’ 구축 등을 통한 글로벌 AI 중심도시 도약을,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후보는 구포시장 ‘민생형 AI’ 도입과 어르신 돌봄·중장년 취업을 위한 AI 서비스를 내세웠다.

이 가운데 청와대 AI수석 자리를 떠나 같은 부산 북구갑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하정우 후보는 ‘서부산 AI 테마밸리’로 AI특성화고 설립과 AI기업 유치 등을 통한 AI 생태계 조성을 약속했다. 또 AI전략위 부위원장이었던 임문영 광주 광산을 후보는 기업유치 기반과 AI 신산업 일자리 확대와 함께 ‘AI 모빌리티 실증 선도도시’를 목표로 내걸었다.

넘쳐나는 AI 공약들과 그에 따른 각종 사업들이 파편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중앙에서 조율·조정해줘야할 이들이 각각 10개월, 8개월 만에 떠났다. 때문에 그 빈자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신속하고도 신중하게 국가 AI 컨트롤타워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AI전략위 부위원장의 경우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이 당분간 겸임하고 있으나 AI뿐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및 과학기술 전반을 챙겨야하는 입장이라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새로운 AI수석은 이번 선거 이후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본격화되면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한 AI업계 관계자는 “AI 공약이 구체적인 고민 없이 선거 때 관심 끌기에만 그칠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AI수석과 AI전략위 부위원장이 국회와 각 지역에서 AI·AX 관련 실행을 가속할 수 있다는 점은 기대되지만, 앞으로 국가 AI 정책의 연속성 측면에선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가 선거 이후 이를 제대로, 빠르게 확보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팽동현 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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