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한미약품 1.7조…K-바이오 상반기 기술수출 13조 ‘역대급’

강민성 2026. 6. 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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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달성한 누적 기술수출 규모가 1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특히 아리바이오, 한미약품이 초대형 기술이전을 체결해 한동안 움추러들었던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고 있다.

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까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체결한 누적 기술수출 규모는 10조3499억원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총 6건의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됐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빅파마 일라이 릴리가 최근 GC녹십자의 미국 관계사인 큐레보백신을 인수한데 이어 최근 한미약품 신약후보물질 등을 사들이며 한국 제약산업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한미약품은 이날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과 제조·상업화를 위해 일라이릴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소네페글루타이드는 한미약품의 장기 지속형 바이오 플랫폼인 랩스커버리(LAPSCOVERY) 기술이 적용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2(GLP-2) 아날로그 신약 후보물질이다. 장 점막 성장과 기능 회복을 촉진하는 호르몬으로 단장증후군(SBS) 등 희귀 소화기 질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개발·제조·상업화 권리를 릴리에 이전하기로 했다. 릴리는 향후 해당 후보물질의 개발과 생산, 상업화를 전담하게 된다.

한미약품은 총 계약규모 중 계약금(선급금)으로 7500만달러(약 1129억원)를 즉시 수령한다. 나머지 11억8500만달러(약 1조7844억원)는 임상 개발, 허가, 상업화 성과 달성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받는 조건이다. 별도로 제품 출시 이후에는 매출 규모에 연동된 경상기술료(로열티)도 수령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아리바이오는 중국 제약기업 푸싱제약과 먹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AR1001’에 대한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약 47억달러(약 7조원)다.

아리바이오는 옵션 비용으로 6000만달러(약 900억원)를 수령하고, 임상 3상 톱라인 발표 시 8000만달러(약 1200억원)를 추가로 받는다. 이를 포함한 선급금은 총 1억4000만 달러(약 2100억원) 규모다. 이후 허가·상업화 단계에 따라 마일스톤 수익과 최대 20% 수준의 로열티(사용료)를 확보한다.

AR1001은 아리바이오가 질환조절형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 중인 PDE-5 억제제 계열 신약 후보 물질이다. 현재 미국, 유럽, 영국, 중국, 한국 등에서 1500명 이상 환자가 참여한 글로벌 임상 3상(POLARIS-AD)이 진행 중이며, 톱라인 결과는 올해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기술수출 규모는 약 137억달러(약 20조7000억원)로 역대 최대였는데 올해는 이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 한미약품, 아리바이오 외에도 알테오젠(2건), 피알지에스앤텍, SK플라즈마 등이 글로벌 기업과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하반기에 빅파마들이 대규모 투자를 더 진행하면 올해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전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라이 릴리 등 빅파마들이 국내 제약산업과 파이프라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기대를 모은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정 원장은 “인수합병(M&A)이나 기술이전 등 흐름을 볼 때 상반기에 매우 고무적”이라면서 “금리가 인하되면 빅파마들이 더 공격적으로 라이선싱과 혁신전략들을 펼치는데,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어떻게 종식되는지와 금리인상 압박 등이 하반기 기술이전 규모의 변수로 꼽힌다”고 말했다.


강민성 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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