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욱의 게임 후벼파기] 中과 경쟁도 힘겨운데… AI 챗봇과도 싸워야 하는 韓 게임

김영욱 2026. 6. 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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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캐릭터.AI 등장 이후 성행
인기 캐릭터와 직접 교감 가능… 선풍적 인기
캐릭터챗봇, 서브컬처 장르서 입지 굳혀
중국 게임도 벅찬데… 엎친 데 덮친 격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국내 서브컬처 게임이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중국 게임과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챗봇이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설 자리가 더 좁아졌다.

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콘텐츠 지식재산(IP) 기반의 챗봇은 챗GPT가 등장했던 때부터 인기를 끈 AI 서비스다. 2022년 말 구글 출신의 노암 샤저가 제작한 '캐릭터.AI'가 대표적이다. 자신이 보고 즐겼던 콘텐츠 속 캐릭터와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신선한 경험에 이용자들이 몰렸다.

캐릭터.AI는 어떠한 캐릭터도 AI 챗봇으로 만들어 대화할 수 있어 사용자창작콘텐츠(UGC)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뒤이어 등장한 캐릭터 기반 AI 챗봇들은 단순 호기심 해결을 넘어 이용자들이 플랫폼에 머무르게 했다. 그 결과 이들은 서브컬처 장르 내에서 입지를 굳혀 나갔다.

일론 머스크가 xAI의 '그록'을 엑스(X)에 결합하며 선보인 기능 중 캐릭터 '애니'가 포함된 것도 플랫폼 내 서브컬처 팬덤과 일러스트 작업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국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주요 캐릭터 AI 챗봇을 살펴보면 '크랙', '베이비챗' 등은 전문 크리에이터가 존재할 정도로 성장했다. 크리에이터들이 선보인 챗봇들은 외부 대형언어모델(LLM)로 답변을 생성하되 캐릭터 설정, 세계관, 상황 등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사람의 작업물이다. 챗봇들은 유료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 챗봇들은 이용자와 캐릭터가 직접 상호작용하면서 둘만의 서사를 만들어간다는 경험과 상황에 맞는 고퀄리티 이미지를 통해 이용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일부 캐릭터챗에서는 선정적인 장면까지 보여주며 이용자들을 접속하게 만들고 있다.

크랙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AI 챗봇들. 크랙 화면 캡처


매력적인 캐릭터 세계관과 이용자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준 챗봇들은 수만 명이 관심을 보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크랙의 경우 판타지, 로판, 로맨스, 일상, 무협, 시대 등 여러 장르의 챗봇을 선보이고 있는 데다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2차 창작존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AI 기반 캐릭터챗이 성행하는 것은 국내 게임사들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가뜩이나 자본과 개발 인력을 앞세운 중국 개발사들이 치고 나가면서 국내 서브컬처 게임들이 입지를 잃고 있어서다.

국내 게임사들이 인연 시스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표현 제약이 없는 캐릭터챗에 비해 이용자와의 유대감 형성 면에서 불리하다. 게임이 더욱 자극적인 콘텐츠를 선보이면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선을 넘어서는 콘텐츠는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출시한 서브컬처 게임들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세계관, 스토리, 전투 등 각종 경험이 중국 게임보다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시 초반부터 부진했던 게임들은 서비스를 종료하기에 이르렀다.

중국 게임의 전 세계적인 성공, 캐릭터챗봇의 확산에도 국내 대표 서브컬처 게임인 '블루 아카이브'와 '승리의 여신: 니케'는 현상 유지 중이다.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고, 이용자를 '록인'시킨 게임은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익숙하면서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추면서 게임의 본질인 콘텐츠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만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 속에서도 생존 가능한 신작을 선보일 수 있다.

김영욱 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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