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회장 “미국 덕에 중국 반도체 발전...감사하다”

쉬즈쥔 화웨이 순환회장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며 미국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미국이 수년간 단행해 온 반도체 수출 통제가 역설적으로 중국의 반도체 자립의 촉매제가 됐다는 것이다.
중국 IT 전문 매체 타이메이티(钛媒体)에 따르면, 쉬 회장은 반도체 사업이 행복하냐는 질문을 받자 “전혀 행복하지 않다. 왜냐하면 모두 남들이 이미 10년 전에 해낸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면서도 “미국이 우리 국가, 우리 회사, 우리 산업계를 몰아붙이지 않았다면, 이런 일을 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에 감사하기도 한다. 우리 국가의 반도체 산업망이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후발 주자로서 이미 선진 업체들이 10년 전 달성한 기술을 뒤늦게 따라가는 것은 달갑지 않은 일이지만, 미국의 압박이 오히려 중국 반도체 산업망을 키우는 촉매제가 됐다는 주장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대중 기술 제재를 상징하는 기업이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9년 화웨이를 미국 상무부의 거래 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려, 미국 기술·부품·소프트웨어를 활용한 거래를 사실상 차단했다.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등의 도입도 불가능해졌다.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수출을 금지했고,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용 저사양 칩의 수출도 금지했다.
제재는 중국 기업들에 단기적으로 큰 타격을 줬지만, 역설적으로 중국 내 반도체 자립 움직임을 가속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중국 빅테크와 클라우드 기업들은 엔비디아 GPU 확보가 어려워지자 화웨이 어센드(Ascend) 등 국산 AI 칩으로 눈을 돌렸다. 화웨이는 미국의 장비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최근 회로를 수직으로 접고 쌓아 신호 이동 거리를 줄이는 ‘로직 폴딩’ 구조를 발표하기도 했다.
글로벌 테크 거물들도 대중 제재의 역효과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 우리는 이제 ‘0’으로 떨어졌다. 중국처럼 큰 시장 전체를 내주는 것은 전략적으로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며 “이미 상당 부분 역효과가 났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당시엔 (규제가) 타당해 보였을 수 있지만 정책은 시대 흐름에 맞춰 역동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미국 반도체 기업을 비롯한 여러 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있는 것은 매우 타당한 일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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