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만날 수도 있으니까"…퇴근길 동선 바꾼 경찰, 95세 치매 노인 구했다 [고마워요, 공복]

김수연 2026. 6. 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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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9일 경기 군포의 한 주택가에 치매를 앓고 있는 A씨(95)가 땅바닥에 주저 앉아 있는 모습./사진=유튜브 '대한민국 경찰청' 캡처

[파이낸셜뉴스] 집을 나섰다가 길을 잃은 90대 치매 노인이 퇴근길 동선을 일부러 바꿔 수색에 나선 한 경찰관의 집념 덕에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휴대폰도 없이 집 나섰다가 길 잃은 치매 노인

지난달 29일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경찰청'에는 '"정처없이 걸었다" 실종된 95세 어르신'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 4월 29일 오후 4시께 치매 노인 A씨(95)가 같은 날 정오께 집을 나선 뒤 귀가하지 않는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경기 군포의 한 주택가에서 힘겹게 걷다가 결국 땅바닥에 주저앉는 장면이 포착됐다.

신고를 접수한 금정파출소와 실종수사팀이 곧바로 수색에 나섰지만 A씨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A씨가 휴대전화도 없이 홀로 집을 나선 탓에 정확한 위치 파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후 A씨는 대로변까지 나와 정처 없이 걷고 있던 중, 금정파출소 소속 박재석 경위에게 발견됐다.

퇴근길에도 주변 수색하던 경찰이 노인 찾아

박 경위는 이날 오후 4시 53분께 육아기 단축근무를 사용해 동료들보다 1시간 먼저 퇴근길에 올랐다. 그러나 곧장 귀가하지 않고 A씨의 예상 이동 경로를 따라 차량을 몰며 주변 수색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박 경위는 반대 차선에서 배회하던 A씨를 발견했고, 곧바로 금정파출소에 지원을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수색팀은 오후 5시께 A씨를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인계했다.

박 경위는 "(주간 근무 때) 치매 노인 실종 신고가 들어와서 모든 근무자들이 수색을 했는데 제가 퇴근할 때까지 발견하지 못했다"며 "실종팀이 공유해 준 인상착의를 숙지하고 퇴근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퇴근길에 혹시 발견할 수도 있으니 주변을 살피면서 운전했다"며 "평소에 다니던 길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옆에서 (A씨가) 걷고 계시더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저뿐만 아니라 경찰관이라면 저와 같은 방향으로 갔다면 분명히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특별히 원대한 포부가 있는 건 아니지만 경찰관이니까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근무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 심부름꾼'이지만 욕을 참 많이 먹는 공무원, 그래도 그들이 있어 우리 사회는 오늘도 돌아갑니다. [고마워요, 공복]은 숨겨진 이야기들을 담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제보 기다립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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