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셀트리온, 창사 25년만에 노조 출범…"생색내기 성과급 그만"

박종헌 기자 2026. 6. 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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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섬노조 산하 셀트리온 지회 '유니트리온' 설립
초과이익 성과급 산정 기준 마련과 전근대 문화 타파 강조


셀트리온 노동조합(노조)이 정식 출범했다. 2002년 회사 설립 이후 25년 만이다. 투명한 초과이익 성과급(PS) 산정 기준 마련과 전근대적인 통제 문화 타파를 노조 설립 취지로 내걸었다.

1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산하의 셀트리온지회 ‘유니트리온(Unitrion)’이 이날 출범했다. 셀트리온은 연구직을 포함한 일반직, 관리사무직, 생산직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 직원은 2900여명이다.

셀트리온 노조는 설립 취지에 대해 “밤낮없이 생산 현장을 지키고, 연구실의 불을 밝히며, 전 세계 시장을 누빈 우리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자부심'이라는 이름의 일방적인 희생과 통보뿐”이었다며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고, 상식이 통하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먼저, 투명한 초과이익 성과급 산정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경영진이 입버릇처럼 약속했던 '경쟁사를 뛰어넘는 대우'는 결국 타사의 눈치만 보며 마지못해 쥐여주는 생색내기용, '따라가기 식' 초과이익 성과급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종업계 타사와 비교해 현저히 열악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복지포인트 제도 역시 전면 개편하겠다”며 “단순한 구색 맞추기식 혜택이 아니라, 임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누구나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타사 수준 이상의 규모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규정에 걸맞은 정규 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노조는 “GMP 시설이라면 응당 그에 맞는 충분한 인력을 채용하여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마땅하다”며 “사측은 툭하면 ‘인공지능(AI) 자동화’를 운운하며 인력 효율화를 주장하지만, 정작 시스템 오류나 품질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무거운 책임은 결국 누가 지게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부서 간 차별 없는 실질적 근무 자율성 보장도 요구했다. 노조는 “사내에 도입된 유연근무제마저 부서장의 재량에 따라 상이하게 적용되는 현실은 조직 내 불신과 박탈감만 키우고 있다“며 ”경쟁사(삼성바이오로직스)를 따라가려거든, 그들의 훌륭한 복지 제도부터 제대로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근대적인 통제 문화와 일방적인 업무 지시 또한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공식적인 업무 시간 외의 조기출근 강요, 과도한 복장 규제, 현장의 현실을 철저히 외면한 3정 5S(정리·정돈·청결·표준화·청소) 강요 등 오로지 윗선의 심기 경호를 위해 구성원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통제 문화를 타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아직 노조 설립을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바 없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바이오 양대 산맥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모두 노조가 출범하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은 맞고소전으로 번졌다. 사측은 노조 측이 내부 영업비밀 자료를 외부에 유포했다며 노조 관계자를 명예훼손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노조는 맞고소로 대응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부당노동행위와 근로기준법 위반을 저질렀다고 주장한다. 기간제 근로자 임금 체불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동권 보장과 처우개선 요구는 기업이 당연히 귀를 기울여야 할 중요한 가치”라면서도 “바이오 공정 특성상 단 하루의 생산 차질로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해, 노조 출범은 잠재적 경영 리스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종헌, 이안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