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옌스·이기혁 전술 가치 확인...본선 경쟁력 더 지켜봐야"
이영표 “월드컵 상대는 수준이 다르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8년 만에 월드컵 중계석으로 돌아오는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홍명보호의 트리니다드토바고전 완승에 대해 “소득은 컸지만, 본선 경쟁력을 판단하기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월 31일(한국시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에서 5-0으로 크게 이겼다. 월드컵을 앞두고 공격진의 득점 감각과 전술 실험을 동시에 확인한 경기였다.

특히 이 위원은 홍 감독의 가변 수비 전술에 주목했다. 그는 “홍 감독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3백 전술 속에 4백의 형태를 볼 수 있고, 4백 전술에서도 3백의 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며 “오늘 경기에서 드러난 것처럼 옌스를 상당히 높게 올려 쓰고, 나머지 수비 라인이 4백 형태를 유지하거나 김문환(대전)이 적극적으로 뒷공간에 침투하는 모습은 감독의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난 경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날 스리백을 바탕으로 경기를 시작했지만, 상황에 따라 수비와 공격의 형태가 달라졌다. 옌스가 높은 위치까지 전진하면서 측면 공격에 힘을 보탰고, 반대편에서는 김문환이 적극적으로 공간을 파고들었다. 수비 때는 안정적인 라인을 유지하면서도, 공격 전개 때는 윙백과 미드필더의 위치 변화를 통해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이기혁의 존재감도 눈에 띄었다. 이 위원은 이기혁이 후방 빌드업과 수비 균형 유지에서 전술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봤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상대의 압박 강도와 전환 속도가 훨씬 높아지는 만큼, 중원과 수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줄 자원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조규성(미트윌란)과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복귀도 긍정적 요소로 평가됐다. 조규성은 전방에서 몸싸움과 연계 플레이를 통해 공격 선택지를 넓혔고, 황인범은 중원에서 경기 템포를 조율했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주축 자원들이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점은 홍명보호에 적지 않은 수확이다.
다만 이 위원은 대승 분위기에 휩쓸리지는 않았다. 그는 “월드컵 본선에서 만나는 상대는 수준이 다르다”며 “오늘 상대는 FIFA 랭킹 102위에 머물러 있는 팀이었다. 오늘의 경기 내용과 전략이 월드컵 본선에서도 나타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전은 분명 자신감을 얻을 만한 경기였지만, 본선 경쟁력을 단정할 무대는 아니라는 의미다. 월드컵에서는 압박의 강도, 전환 속도, 개인 기량, 세트피스 완성도에서 훨씬 높은 수준의 상대를 만난다. 평가전에서 통했던 전술이 본선에서도 통할지는 남은 기간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
한편,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이 위원은 KBS 중계진의 핵심 해설위원으로 나선다. 그는 “직선적으로, 간결하고, 정확하게, 빠른 해설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선 우리가 이 축제를 즐기고, 대한민국의 존재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열린다. 홍명보호는 6월 12일 체코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 뒤, 19일 멕시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차례로 상대한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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