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24] 이념보다 진심, 현장보다 시민…차화열 후보가 외친 자질의 무게
차화열(국힘·66) 평택시장 후보는 전날(30일) 고작 4시간 잠을 잤다. 이날(31일)은 일요일이라 출근 인사가 없어 평소보다 조금 더 눈을 붙였다. 목소리는 잠겼고 힘도 없지만, 시민들에게 건네는 인사엔 따뜻함이 배었다.

잠깐 인사를 한 뒤 향한 곳은 세교중학교 운동장. 조기 축구 회원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위해서다. 오전에만 경기장 세 곳을 돌아야 한다.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는 아니지만 단 10분이라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움직임이다. 벤치에 앉아 쉬는 이들에게 능숙하게 명함을 내밀면, 동호인들도 선뜻 받아든다.
차 후보는 선거 운동 초반, 무표정과 외면에 익숙해져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단다. 그는 "처음엔 85%가 외면했는데, 지금은 그 비율이 뒤집혔다. 이제는 15%만 등을 돌린다"고 했다. 초등학생부터 20대 청년까지 국민의힘과 보수를 향한 애정 어린 목소리를 곳곳에서 듣는다며 달라진 분위기에 고무된 모습이다.

차 후보는 "당에서 마땅한 후보가 없다며 강하게 요청했다"며 "부탁을 받고 보니 '시·도의원 후보들에게 힘을 보태줄 사람도 필요하겠다' 싶었고 고민이 많았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평택에서 나고 자라 오랜 시간 이 도시와 함께한 시민으로서, 시가 당면한 현안도 외면할 도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곧이어 부용초등학교 동문회 행사장에 도착했다. 체육관 안에는 동문회 기수별로 구역을 나눠 둘러앉았고, 사람들은 한창 음식을 먹는 중이었다. 안으로 들어선 차 후보는 어김없이 명함을 꺼냈다. 명함을 받지 않으면 테이블에 슬며시 올려놓는 일도 이제는 자연스레 몸에 밴 동작이다.

다음 행사장은 조금 더 규모가 큰 체육대회였다. 팽성레포츠타운에 도착한 차 후보는 연방 고개를 숙이며 명함과 인사를 함께 건넸다. 그냥 지나치려는 이들에게는 "한 장만 좀 받아 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 그를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다. 지지하는 정당은 저마다 다를지 모르지만 친근하게 다가서는 모습이 이념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다.
차 후보는 "어떤 상황이든 항상 긍정하려 한다. 그런 마음가짐이 중요하더라.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도 내가 먼저 스스로를 긍정하다 보면, 웃지 않던 시민들도 모두 웃는다. 선거 초기보다 진심으로 반응하는 시민도 늘었고, 그럴 때마다 기운이 난다"고 했다.
오전 일정을 마친 차 후보는 점심 이후 30분을 쉬고 다시 움직였다. 일요일 오후 역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단연 교회다. 제일감리교회를 방문한 차 후보는 정문 앞에서 어린 지지자를 만나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오후 3시 무렵, 배다리공원에 차 후보 유세차가 등장했다. 30도에 이르는 한낮 열기 속에 인적은 드물었다. 간간이 지나치는 시민이 손을 흔들면 차 후보도 화답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 일정은 오후 5시 비전동 백정사거리 합동 유세다. 같은 당 이동화 도의원 후보와 김혜영 시의원 후보 유세차도 이미 자리를 잡았다. 각 캠프 선거운동원들이 사거리 횡단보도 주변에 빼곡하게 늘어섰다. 늦은 오후에도 열기는 가시지 않았지만, 공원보다 오가는 시민이 많은 덕에 세 후보는 힘차게 유세차에 올랐다.
차 후보가 차분한 목소리로 지지를 호소하며 유세를 이어가던 그때, 슬리퍼에 반바지 차림의 한 시민이 유세차 앞까지 바짝 다가가 삿대질을 하며 거칠게 항의했다. 시끄럽단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죄송합니다. 스피커 소리도 많이 줄였습니다. 선거운동 기간이니 2~3일만 더 참아주세요.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라며 거듭 자세를 낮췄지만, '성난' 시민은 쉬이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가족들까지 현장에 나왔던 터라 차 후보 당혹감은 더욱 컸다. 때마침 같은 장소에서 얼굴을 알리던 민주당 김태선 시의원 후보까지 나서 "양해해 달라"며 설득했다. 가까스로 시민이 자리를 뜨고 나서야 발언을 이어갔다.
유세를 마친 차 후보는 "유세 중 겪을 법한 일이지만, 선거운동 기간만큼은 시민 여러분이 조금만 양해해 주시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본투표까지 이틀도 채 남지 않은 시점,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는 차 후보에게 5월 마지막 날은 날씨보다 더 뜨거운 하루였다.
조미림 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