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여 따르라 ·AI·팬덤…진화하는 투표 인증

광주일보 2026. 6. 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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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있는 투표 인증샷들
자작 디자인 등 활용 개성 만점
SNS 중심 새로운 선거 참여 문화
가족·친구·팬덤과 사진 남기며
투표 경험 공유하는 흐름 뚜렷
SNS에 올라온 다양한 인증샷. <AI 합성 이미지>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기간(5월 29~30일) 광주·전남 곳곳의 사전투표소에는 함께 찾은 가족, 친구, 직장동료와 함께 인증사진을 남기는 다양한 시민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해 직접 제작한 투표 인증용지에 기표 도장을 찍어 게시하는가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팀이나 연예인 포토카드를 활용하는 등 개성 있는 ‘투표 인증샷’이 이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31일 X(옛 트위터), 스레드,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사전투표 이후 유권자들의 투표 인증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자신이 만든 인증용지를 SNS에 무료로 공유하거나 내려받을 수 있도록 배포하며 “자유롭게 사용하라”, “의미 있는 인증이 됐으면 좋겠다”는 등 내용이 담겼다.

과거에는 손등에 기표 도장을 찍어 사진을 남기는 데 머물렀다면,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개성과 의미를 담은 인증 용지를 직접 제작해 투표소를 찾는 문화가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인증 용지는 대체로 기표 도장을 찍을 수 있는 빈칸을 따로 만들거나, 한글 ‘ㅇ’ 등 철자 일부를 비워둔 뒤 기표 용구를 찍어 단어나 문장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한 스레드 이용자는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 중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문구에서 ‘여’ 자리를 비워둔 인증 용지를 공유하며 “기표 도장을 찍으면 문구가 완성된다”는 글을 게시했다. 용지를 30장 뽑아갔다는 이용자는 투표소 앞에서 기표 도장을 찍은 인증용지를 손바닥 위에 올려 촬영한 사진도 게시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의미가 있다”, “투표 전에 알았으면 사용했을 텐데 아쉽다”는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또다른 인증용지는 ‘빛의 혁명’, ‘내란 청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등의 문구가 테두리를 둘러싸고, 중앙에 마련된 공간에 기표 도장을 찍어 ‘내란 청산’ 문구를 완성하도록 구성되기도 했다.

지역 야구팬들의 참여도 이어졌다. KIA 타이거즈 팬들 사이에서는 구단 로고와 응원 문구를 활용한 인증용지가 공유됐다.

‘나의 한 표, 기아의 승리’, ‘우리는 KIA 타이거즈 팬’, ‘기아 우승’ 등의 문구를 넣거나, ‘TIGERS’ 글자 가운데 일부를 기표 도장으로 완성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유권자들이 직접 AI로 디자인한 인증용지를 활용하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투표 인증용지를 챗GPT에게 만들어 달라고 했다”며 자신이 입력한 프롬프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이용자는 ‘내란 청산을 주제로 할 것’, ‘단순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넣을 것’, ‘기표 도장을 찍을 공간을 비워둘 것’, ‘기존 창작물과 다른 새로운 디자인일 것’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AI는 인증용지 제작뿐 아니라 인증 사진 편집에도 활용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손등에 찍은 기표 도장 인증 사진을 AI 이미지 기능으로 꾸민 뒤 SNS에 게시했다. 게시물에는 ‘국민의 권리는 한 표로 시작한다’, ‘작은 한 표지만 누군가의 내일이 되고 우리의 일상이 되기를 바란다’ 등의 문구가 함께 담겼다.

또다른 이용자는 퍼즐 조각을 소재로 한 인증용지를 제작해 공유했다. 인증용지에는 ‘우리의 한 표, 내일을 맞추는 한 조각’이라는 문구와 함께 기표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원형 공간이 마련됐다.

아이돌 포토카드, 굿즈 등과 함께 인증사진을 남기는 ‘팬덤 인증샷’도 잇따르고 있다.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나 스포츠 선수의 사진과 결합해 선거 참여를 기록하는 방식이다.

지역 투표소 곳곳에서도 ‘단체 셀카’를 남기는 가족, 기표 도장이 찍힌 손등과 인증 용지를 촬영하는 시민, 서로의 사진을 찍어 곧바로 SNS에 공유하는 연인 등 각자의 방식으로 ‘인증샷’을 남기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사전 투표 첫날, 오전 6시에 맞춰 ‘투표 오픈런’에 나선 장종원(70)·박서라(여·65)씨 부부도 투표를 마친 뒤 안내 표지판을 배경으로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고 함께 ‘셀카’를 남겼다.

장씨는 “나이가 들수록 한 표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끼게 된다. 일찍 투표하고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아침 일찍 나왔다”며 “훗날 오늘 투표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앞으로도 빠짐없이 참여하자는 다짐의 의미로 사진을 찍었다. 지역을 위해 성실하게 일할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간, 김정준(54)·서인경(여·53)씨 부부도 성인이 된 자녀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아 단체 가족사진을 남겼다.

김씨는 “고등학생 때 처음 함께 투표소를 찾았던 자녀들이 어느새 성인이 돼 가족 단체 투표만 벌써 두번째”라며 “투표는 가족이 함께 사회에 참여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됐다”고 말했다.

문준화(26)씨도 “친구를 만나기 전에 투표를 하려고 나왔다.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만큼 선거 때마다 꼭 참여하고 있다”며 “지방선거는 다른 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편인데 오늘을 기억하고 친구들에게도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손등에 기표 도장을 찍어 사진을 촬영했다”고 귀띔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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