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질주하는 코스피…“업종 간 양극화 심화, 해소 조짐 안 보여”
반도체 제외 업종은 상대적 부진 심화
국내 증시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시장 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는 4100~4200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2025년 이후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업체들의 주가 부진은 올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반도체 업종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허 연구원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3사의 시가총액은 모두 1조달러를 넘어섰다”며 “4월 이후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12개월 예상 이익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6~10배 수준에 불과해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반도체 업종의 주가 상승 속도가 과거 닷컴버블을 연상시킬 정도로 가파르지만 현재로서는 상승세를 멈출 만한 요인을 찾기 어렵다”며 “올해 반도체 영업이익이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 후반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이 국내 증시를 이끌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를 7000~9300선으로 제시했고, 최고 시나리오로는 9900선을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6600~9100선, iM증권은 7300~9500선을 각각 제시했다. DB증권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지속될 경우 코스피가 1만17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유진투자증권은 반도체 중심의 상승장이 시장 전체의 건강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허 연구원은 “반도체가 쏘아 올린 양극화와 상대적 박탈감 논란은 사회적 측면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심화하고 있다”며 “올해 시가총액 비중이 늘어난 산업은 IT 하드웨어가 유일하고 대부분 업종은 코스피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짚었다.
이어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들의 영업이익도 올해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도체 이익 증가 속도가 워낙 빨라 대부분 업종의 이익 비중은 오히려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쏠림 현상 자체가 악재는 아니지만 건강한 시장 구조라고 보기 어렵고, 더 큰 문제는 이를 해소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PER은 11배 수준으로 반도체 대비 저평가 매력이 크지 않다"며 "당분간 반도체 외 업종으로의 순환매가 나타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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