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면 뼈도 안 붙는다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2026. 6. 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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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 척추질환 수술·골절 불유합 위험 높아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흡연은 호흡기와 심혈관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담배 속 유해물질은 뼈·연골·힘줄·인대 등 척추와 관절 주변 조직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광원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뼈와 관절은 혈류와 산소 공급, 세포 재생 과정이 원활해야 건강하게 유지된다. 담배 속 니코틴과 일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은 미세혈관 순환을 방해하고 조직의 산소 이용률을 떨어뜨려 뼈와 관절 주변 조직을 약하게 만들고 골절이나 수술 후 회복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배 연기에는 니코틴과 일산화탄소를 비롯한 다양한 독성물질과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니코틴은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고, 일산화탄소는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영향이 반복되면 뼈와 관절 주변 조직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척추와 관절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또 흡연은 산화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을 증가시켜 연골세포와 콜라겐 대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스스로 회복되는 능력이 제한적인 조직인데, 흡연으로 인한 염증 환경이 지속되면 연골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관절 주변 조직도 손상에 취약해질 수 있다. 힘줄과 인대도 콜라겐 섬유가 치밀하게 배열돼야 탄성과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데, 흡연은 콜라겐 합성과 재형성 과정을 방해해 관절을 지탱하는 조직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뼈 건강도 예외가 아니다. 뼈는 낡은 뼈를 흡수하고 새로운 뼈를 만드는 대사를 끊임없이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조골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해야 골량이 유지된다. 그러나 흡연은 조골세포 기능과 골 형성 과정을 방해해 장기적으로 골밀도 감소와 골다공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골밀도가 낮아지면 작은 충격에도 손목이나 고관절 골절, 척추 압박골절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흡연은 척추·관절질환의 발생뿐 아니라 치료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2022년 국제학술지(뇌와 척추)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흡연은 퇴행성 척추질환, 특히 요추부 퇴행성 척추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흡연자는 척추질환으로 수술이 필요할 가능성이 더 높고, 수술 후에는 치유 합병증, 통증 증가, 회복 지연, 수술 만족도 저하와도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환자에게서는 흡연의 영향이 더욱 직접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골절 치료나 척추유합술처럼 뼈가 다시 붙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치료에서는 혈류와 산소 공급, 염증 조절, 세포 재생 과정이 모두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척추·관절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금연은 단순한 생활습관 교정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중요한 치료 전략에 가깝다. 수술 직전 며칠간 흡연량만 줄이는 것보다는 수술 전 최소 4주 이상 금연하고, 수술 후에도 뼈와 연부조직이 회복되는 기간에도 금연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자담배나 가열담배도 니코틴 노출과 혈관 수축 가능성이 있어 안전한 대체재로 보기는 어렵다. 서병선 부평힘찬병원 신경외과 원장은 "관절이나 허리, 목 통증이 반복되는 흡연자는 단순히 진통제나 물리치료에만 의존하기보다 흡연 같은 생활습관 요인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골절 치료 중이거나 척추·관절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금연 여부가 회복 속도와 치료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담해 수술 전후 금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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