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 해상환경도 문제없다”…LIG D&A 무인수상정 첫 실증

전현건 2026. 6. 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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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 D&A, 이기종 무인체계 군집 운용·하이브리드 전장 구현
탐지부터 교전까지 10분의 1…“속도·통합 미래 전쟁 바꾼다”
지난달 27일 부산 영도 앞바다 한국해양대학교 인근 해역에서 열린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인공지능(AI) 기반 무인수상정 지능형 지휘통제 실증 시연회’에서 해검3가 기동하고 있다. [LIG D&A 제공]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빗줄기가 잦아들지 않던 지난달 27일, 부산 영도 앞바다. 잔잔하지 않은 파도 위 악조건인 기상환경에도 무인수상정 여러 척이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한국해양대학교 인근 해역에서 열린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의 ‘인공지능(AI) 기반 무인수상정 지능형 지휘통제 실증 시연회’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미래 전장의 모습을 비교적 또렷하게 드러냈다.

이날 시연의 핵심은 단순한 무인정 운용이 아니었다. 서로 다른 종류의 무인체계를 하나의 체계로 묶어 ‘군집’으로 움직이게 하고, 이를 AI가 실시간으로 판단·지휘하는 구조를 실제와 가상이 결합된 환경에서 구현하는 데 있었다.

해상에는 LIG D&A의 무인수상정 ‘해검3’, ‘해검5’를 비롯해 이번에 처음 공개된 소형 무인정 ‘해검S’가 투입됐다. 동시에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는 가상 시뮬레이터가 작동했다. 적 수상함과 잠수함, 어뢰, 소노부이, 자폭 드론까지 실제 전장과 유사한 위협 요소들이 디지털 공간에 구현됐고, 실체계와 위성통신으로 실시간 연결됐다.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장’이다.

해검3는 국내 최초로 해상상태 4(최대 파고 2.5m)에서 실해역 내항성능시험을 완료해 악천후 등 열악한 해상환경에서도 유인전력 없이 24시간 운용이 가능하다. 이날 악천후 속에서도 해검3 기상 조건의 영향을 받지 않고 모든 작전을 안정적으로 수행했다.

먼저 대함전 시나리오.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적 수상함이 포착되자, 상황은 빠르게 전개됐다. 작전 계획 수립부터 경고사격, 격파사격, 마지막으로 소형 무인정 ‘해검S’의 충돌 공격까지 일련의 과정이 끊김 없이 이어졌다. 사람이 일일이 판단하고 지시하던 과정은 최소화됐고, AI가 제시한 전술 옵션이 즉각 반영됐다.

이어진 대잠전 시연에서는 더욱 복합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적 잠수함 침투가 가정되자 소노부이가 투하되고, 선배열 소나(TASS)가 가동됐다. 탐색, 추적, 공격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AI 기반 지휘통제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융합하고 최적의 대응을 제시했다. 결국 청상어 어뢰 발사와 모의 격침 확인까지 일련의 절차가 완결됐다.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속도’였다. LIG D&A 관계자는 탐지부터 결심, 교전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전장 상황을 하나의 작전 지도 위에 통합하고, AI가 즉각적인 판단을 보조하면서 가능한 변화다.

현장에서 확인된 또 다른 특징은 ‘끊김 없음’이었다. 시스템은 24시간 연속 운용을 전제로 설계됐다. 인력 교대에 따른 공백 없이 지속적인 감시와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은 기존 유인 중심 작전과 확연히 다른 지점이다.

지난달 27일 부산 영도 앞바다 한국해양대학교 인근 해역에서 열린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인공지능(AI) 기반 무인수상정 지능형 지휘통제 실증 시연회’에서 이승영 LIG D&A CTO가 무인함대를 설명하고 있다. [LIG D&A 제공]

이번 시연의 기술적 배경에는 글로벌 AI 기업 팔란티어와의 협력이 자리하고 있다. 의사결정 지원 AI는 해외 수요까지 고려해 설계됐으며,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 대한 적응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LIG D&A가 제시한 ‘오픈플랫폼, 클로즈드 코어’(Open Platform, Closed Core) 전략도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무기체계와 유연하게 연결되는 개방형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핵심 데이터와 AI는 폐쇄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는 국방 데이터 주권을 지키면서도 동맹국과의 연동성을 확보하려는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해군과 방산 관계자들은 ‘통합’과 ‘속도’라는 두 키워드에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개별 무인 플랫폼의 성능을 넘어, 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실시간으로 운용하는 능력이 미래 전장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평가다.

비가 내리는 해상 위에서 진행된 이날 시연은 무인수상정의 미래와 관련해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사람의 판단을 보조하던 AI가 전장의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과 무인체계가 개별 장비가 아닌 ‘연결된 전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LIG D&A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플랫폼 연동 범위를 확대하고, 실전 배치를 위한 검증과 제품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승영 LIG D&A CTO는 “무인 플랫폼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합하고 AI로 지휘통제하는 능력”이라며 “이번 시연은 그 가능성을 현실로 보여준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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