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침대축구’ 이용한 작전타임, 월드컵에서는 안 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경기 흐름을 의도적으로 끊는 행위를 줄이기 위해 이른바 ‘골키퍼 전술적 타임아웃’을 금지한다. 또한 비디오판독(VAR)의 개입 범위를 확대해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에서 공이 인플레이되기 전 발생한 공격수의 반칙도 판독할 수 있도록 했다.
피에를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은 최근 월드컵 참가 48개국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서 “골키퍼가 부상으로 쓰러질 권리는 있지만, 다른 선수들이 경기장을 벗어나 벤치에서 작전 지시를 받을 권리는 없다”고 밝혔다.
최근 축구계에서는 골키퍼가 부상을 가장해 경기 중단을 유도한 뒤 선수들이 벤치로 모여 감독의 전술 지시를 듣는 사례가 잇따랐다. 상대 팀의 흐름을 끊거나 경기 템포를 늦추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월드컵에서는 골키퍼가 치료를 받는 동안 양 팀 선수들이 터치라인이나 벤치로 이동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선수들은 현재 위치에 머물거나 중앙 원 부근에 대기해야 한다. FIFA는 별도 징계나 경고 조치는 적용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심판들이 적극적으로 이를 통제할 방침이다.
FIFA는 VAR 운영 방식에도 중요한 변화를 도입한다. 지금까지는 코너킥이나 프리킥이 실시되기 전 발생한 공격수의 반칙은 VAR 검토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해당 반칙이 이후 골이나 페널티킥, 징계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VAR이 개입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3월 잉글랜드와 우루과이 평가전이다. 당시 잉글랜드의 코너킥 상황에서 애덤 워턴이 우루과이 수비수 호세 마리아 히메네스의 움직임을 방해했고, 이어진 공격에서 벤 화이트가 득점했다. 기존 규정에서는 VAR이 개입할 수 없었지만 새 규정이 적용되면 반칙 여부를 검토해 코너킥을 다시 차도록 판정할 수 있다. 콜리나 위원장은 “공격수가 명백한 불법 블로킹으로 수비수를 막아 득점이 만들어지는 것은 매우 불공정하다”며 “수비수가 정상적으로 수비할 기회를 박탈당했다면 VAR이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비수의 유니폼 잡아당기기나 밀기 등 수비 측 반칙은 이번 확대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하나의 변화는 선수 간 충돌 상황에서 입이나 얼굴을 손, 팔 또는 유니폼으로 가리는 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다. FIFA는 상대 선수와 대치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행동이 발생할 경우 퇴장까지 가능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경기 지연을 줄이기 위한 여러 규정도 북중미 월드컵부터 시행된다.
스로인은 5초 안에 실시해야 하며 고의 지연 시 상대 팀에 공이 넘어간다. 골킥 역시 5초 안에 재개하지 않으면 상대 팀에 코너킥이 주어질 수 있다. 교체되는 선수는 가장 가까운 지점으로 10초 안에 경기장을 빠져나가야 하며 이를 지키지 못하면 교체 투입 선수가 1분 동안 입장할 수 없어 팀이 일시적으로 10명으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또한 필드 플레이어가 치료를 받을 경우 원칙적으로 60초 동안 경기장 밖에 머물러야 한다. 다만 골키퍼나 중대한 부상, 상대 선수의 퇴장 또는 경고가 수반된 상황은 예외로 인정된다.
VAR 운영 범위 역시 추가로 확대된다. 코너킥 판정이 올바르게 내려졌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퇴장으로 이어진 두 번째 경고는 사후 검토가 가능해진다. 다만 두 번째 경고 자체를 부여할지 여부를 VAR이 판단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FIFA는 이번 규정 개정이 경기 지연과 시간 끌기를 줄여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논란이 됐던 과도한 추가시간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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