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분양가 30억 육박…기존 분양·입주권도 가격 재평가[집슐랭]
31억에 거래…분양가比 78% 껑충
서울원아이파크 등도 가격 급등

서울 새 아파트 분양가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오르면서 이미 공급된 단지의 분양권·입주권 가격도 함께 뛰고 있다. 한강변 신축 아파트 전용 84㎡ 분양가가 30억 원에 가까워지자, 기존 분양·입주권 역시 30억 원 안팎으로 재평가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마자힐)’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15일 31억 원에 손바뀜됐다. 이 단지는 2024년 7월 분양 당시 같은 면적의 일반 분양가가 최고 17억 4000만 원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2년 전 분양가보다 78% 오른 가격에 거래된 셈이다.
마자힐 전용 84㎡ 분양·입주권은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린 지난해 7월만 해도 25억~26억 원선에서 거래됐다. 이후 올해 2월 30억 600만 원으로 30억 원을 넘겼고, 4월에는 31억 3000만 원까지 실거래가가 올라갔다.
인근 A중개업소 대표는 “거래량이 많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한 번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가격이 크게 올라가는 분위기”라며 “매도 물건은 많지 않은 반면 찾는 사람은 있는 상황이라 가격이 쉽게 내려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분양가보다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른 사례는 마자힐에 그치지 않는다. 2024년 8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공급된 ‘디에이치 방배’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36억 9295만 원에 거래됐다. 일반 분양가가 약 22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68% 오른 수준이다.
지난 4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전용 59㎡도 지난달 18일 입주권이 14억 9000만 원에 거래됐다. 일반 분양가는 약 8억 5000만 원으로, 분양가 대비 상승률은 75%에 달한다.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 전용 84㎡ 분양권 역시 약 14억 원에 분양됐지만 지난달 18억 1160만 원에 실거래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서울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 우려와 공사비 상승 문제가 맞물리면서 입지가 좋은 기존 분양·입주권으로 실수요자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새로 공급되는 단지의 분양가가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이미 분양을 마친 단지의 가격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마포구 B중개업소 관계자는 “마자힐은 마포권에서 흔치 않은 평지 입지의 대단지 아파트라 당분간 이보다 조건이 좋은 단지가 나오기 어렵다고 보는 수요자들이 많다”며 “마포자이프레스티지 전용 84㎡ 호가가 29억~30억 원 수준인 만큼, 마자힐이 완공되면 신축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단지들이 전용 84㎡ 기준 27억~29억 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청약 흥행에 성공한 점 역시 분양·입주권 시세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달 27일 1순위 일반 분양을 받은 동작구 흑석11구역 ‘써밋 더힐’과 노량진8구역 ‘아크로 리버스카이’는 3.3㎡당 8000만 원을 넘는 고분양가에도 평균 수십 대 1 경쟁률로 전 주택형 청약을 마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는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현금만 20억 원 이상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럼에도 높은 경쟁률로 청약이 끝났다는 것은 실수요자들이 이 가격대를 새로운 시세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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