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이리 쓰면 욕 먹을 서사"…아이오아이, 기적의 재결합 콘서트 [MD현장] (종합)

이승길 기자 2026. 6. 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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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의 공백 메운 '픽 미'의 전율
11명의 이름을 외친 팬들
차트 1위와 함께 완성된 서사
"헤어져도 우린 다시 연결돼 있어"
아이오아이 / 스윙엔터테인먼트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이건 드라마에서도 보기 힘든 서사다. 드라마도 이렇게 쓰면 욕먹는다." 무대 위 멤버의 말처럼, 그야말로 기적 같은 재결합이었다. 2017년 1월 단독 콘서트를 끝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그룹 아이오아이(I.O.I)가 데뷔 10주년을 맞은 2026년 봄, 다시 하나가 되어 무대에 올랐다.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2026 I.O.I Concert Tour: LOOP'는 음악 방송을 휩쓸고 온 아홉 소녀와 이들을 기다려온 팬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축제의 장이었다. 사흘간 공연장을 가득 메운 약 13,000명의 국내외 팬들은 공백이 무색할 만큼 뜨거운 환호로 이들의 귀환을 반겼다.

직접 찾은 30일 2일차 공연은 시작 전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객석에는 이번 컴백에 맞춰 새로 출시된 응원봉과 함께, 10년 전 그 시절의 추억이 묻어나는 구형 응원봉이 곳곳에서 불을 밝히고 있었다. 예정된 시간이 지나고 흰 드레스를 입은 아홉 명의 멤버(임나영, 청하, 김세정, 정채연, 김소혜, 유연정, 최유정, 김도연, 전소미)가 모습을 드러내며 탄생곡 '픽 미(Pick Me)'의 전주가 흘러나오자, 공연장은 순식간에 인이어를 뚫고 들어올 듯한 함성으로 뒤덮였다. 10년 전과 다름없는 상큼함과 한층 무르익은 퍼포먼스로 포문을 연 아이오아이는 '드림걸스', 'Whatta Man' 등 대표곡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객석의 온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아이오아이 / 스윙엔터테인먼트

이번 활동에는 개인 일정으로 주결경과 강미나가 참여하지 못해 9인 체제로 무대가 꾸며졌지만, 팬덤 '앙둥이'의 마음은 여전히 11명 완전체였다. 미니 2집 타이틀곡 '너무너무너무'의 전주가 흐르자 관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탈퇴하거나 참여하지 못한 멤버들을 포함한 11명 전원의 이름을 목청껏 외치며 화답했다. 이어 '프로듀스 101' 방송 당시 큰 사랑을 받았던 '핑거팁스', '얌얌', '24시간' 등의 경연곡 메들리가 펼쳐질 때는 잠실실내체육관 전체가 거대한 클럽처럼 변해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뛰노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해체 전 마지막으로 발매했던 눈물의 곡 '소나기' 무대였다. 9년 전 마지막 콘서트 당시, 멤버들이 눈물을 터뜨리는 바람에 제대로 부르지 못하고 관객들이 대신 불러주었던 뼈아픈 서사를 가진 곡이다. 인트로가 흐르자마자 멤버들과 객석의 눈시울이 동시에 붉어졌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10년의 세월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걸그룹, 솔로, 배우로 성장해 온 멤버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음의 끝자리까지 단단하게 채워나갔고, 마침내 완곡을 해내며 과거의 아쉬움을 찬란한 감동으로 승화시켰다.

아이오아이 / 스윙엔터테인먼트

무대 위를 수놓은 것은 감동뿐만이 아니었다. 약 9년 만에 발매된 미니 3집 타이틀곡 '갑자기'는 이번 콘서트 기간에 음원 사이트 멜론 TOP100과 HOT100 차트에서 모두 1위를 달성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멤버들은 "첫 공연 날 딱 맞춰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 값진 선물이고 꿈만 같다"며 종이에 감사 메시지를 적어 보이는 등 벅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전소미가 무대 위 멤버들과 팬들을 상상하며 직접 작사한 '갑자기' 무대에서는 애틋한 그리움을 담은 섬세한 안무와 화려한 대형이 펼쳐지며 이들의 음악적 성장을 고스란히 증명했다.

3시간에 걸친 대장정의 마무리는 눈물 대신 유쾌한 축제였다. 콘서트의 마지막을 장식한 '픽 미' 리믹스 버전 무대에서 멤버들은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나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막춤을 선보였고, 관객들 역시 마지막 순간을 만끽하듯 힘차게 몸을 흔들었다. "우리가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늘 연결되어 있다는 걸 생각하며 행복했으면 좋겠다"던 김도연의 작별 인사처럼, 콘서트와 앨범명인 '루프(LOOP)'는 이들의 이별이 영원한 끝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

9년의 기다림을 기적으로 증명해낸 아이오아이는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하고, 이제 태국 방콕과 홍콩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를 통해 더 넓은 세상에 그들의 '반복될 재회'를 노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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