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최태원 총집결…K메모리·제조, AI 우군 확보 나선다
韓, 대만 본거지서 황CEO ‘첫 만찬상대’로
“최대 메모리 공급처이자 피지컬AI 수요처”
SK 삼각동맹 vs 삼성 HBM4E 집중 공략
■亞 최대 AI 전시회 3대 관전 포인트
①피지컬AI 확산 기점, 젠슨황 ‘입’에 촉각
②메모리 늘릴 신형칩, 인텔·AMD도 가세
③약진하는 대만 반도체, AI 허브 쟁탈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034730) 회장을 포함한 글로벌 인공지능(AI)·반도체 거물들이 총집결하는 아시아 최대 AI 전시회가 막을 올린다. 빅테크 수장들이 앞다퉈 우군을 늘리고 기술력을 과시하는 치열한 AI 주도권 경쟁을 예고한 가운데 올해는 특히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파트너십 논의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 1년새 핵심 반도체가 된 메모리는 물론 올해 최대 관심사인 피지컬(물리적) AI를 떠받칠 제조업까지 주력 산업으로 갖췄다는 점이 주목받으면서다.
6월 1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국제컨벤션센터(TICC)에서 엔비디아 연례 기술 전시회 ‘GTC 타이베이 2026’이 개막한다. 이어 2일에는 대만대외무역발전협회(타이트라)가 주최하는 본 행사인 아시아 최대 AI 전시회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6’이 시작된다. 로봇과 AI 공장 등 피지컬 AI를 주제로 지난해(1400여개사)보다 많은 1500여개사가 참가하고 부스 6000여개를 꾸리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컴퓨텍스는 당초 대만 주력 산업인 PC·부품사 중심의 제품 전시회였지만 2022년 챗GPT 등장 이후 엔비디아가 세계 최고 AI 기업이 되면서 황 CEO의 사업 비전을 확인하고 협력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아시아 최대 AI 전시회로 떠올랐다. 부대행사인 GTC 타이베이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개최되며 연례 행사로 자리잡았다.
황 CEO와 함께 립부 탄 인텔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리사 수 AMD 회장 등 빅테크 수장과 웨이저자 TSMC CEO, 릭 차이 미디어텍 CEO 등 현지 기업 대표들이 기조연설이나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참석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보다 참가 규모를 대폭 키워 최 회장과 송재혁 삼성전자(005930)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박민우 현대자동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 LG전자(066570) 임원 등 4대 그룹 경영진과 소버린(자립형) AI 대표 기업 네이버클라우드의 김유원 대표가 총출동한다.
빅테크 간 치열한 우군 확보와 기술력 우위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는 특히 한국 기업들의 활약이 기대받는다.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은 “한국은 세계 최대 메모리 공급처이자 고도화한 제조 역량 기반의 피지컬 AI 수요처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며 “이에 올해 컴퓨텍스에서 주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 기업들은 특히 이번 행사에서 본거지인 대만 기업들을 제치고 황 CEO의 ‘첫 만찬 상대’로 낙점됐다. 엔비디아는 행사 첫날인 1일 저녁 행사장 인근 식당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 LG전자, 네이버클라우드 등 한국 기업과의 만찬 행사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를 사상 처음으로 개최한다. 반도체 수급과 ‘옴니버스’ 같은 피지컬 AI 플랫폼 도입을 확대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된다.
최 회장은 당일 오전 황 CEO의 개막 기조연설을 경청하고 곧장 회동을 가질 계획이다. 웨이저자 TSMC 회장까지 만나 그래픽처리장치(GPU)·메모리·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로 이어지는 글로벌 반도체 삼각동맹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29일 세계 최초로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E 샘플을 출하한 직후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전시 부스를 꾸리고 메모리와 파운드리 세일즈에 나선다. 또 황 CEO는 컴퓨텍스 직후 방한해 재차 최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과 회동하며 한국과의 동맹을 굳힐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구체적으로 ‘피지컬 AI의 확산’과 ‘신형 AI 칩 공개’, ‘AI 허브 주도권 경쟁’ 등 컴퓨텍스의 3대 관전 포인트에 주목한다. 우선 이번 행사는 피지컬 AI 관련 신규 사업이나 협력 발표를 쏟아내며 기술을 본격 확산하는 기점이 될 전망이다. 초미의 관심사는 1일 황 CEO의 개막 기조연설이다.
그는 3월 미국 ‘GTC 2026’ 기조연설에서 디즈니·딥마인드와 공동 개발한 ‘올라프’ 로봇을 깜짝 등장시키고 현대차 등과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업 협력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도 기술과 협력 고도화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컴퓨텍스에 새로 마련된 로봇 특화 전시관인 ‘AI로보틱스존’에서도 인텔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이 최신 기술을 선보인다.
메모리 수요를 또 한번 크게 부추길 빅테크 간 신형 AI 칩 경쟁도 펼쳐진다. 우선 황 CEO는 기조연설에서 하반기 AI 가속기 ‘베라 루빈’, 차세대 GPU ‘베라 울트라’와 ‘파인만’ 관련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거나 새로운 칩을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최근 대만 매체들에 “놀라운 신제품이 하나 있는데 아직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예고했다.
GPU에 이어 추론 연산의 핵심 반도체가 된 중앙처리장치(CPU) 경쟁도 치열하다. CPU 강자 인텔의 탄 CEO는 2일 기조연설에서 신제품을 공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경쟁사 AMD도 최근 TSMC를 통해 신형 CPU ‘베니스’ 생산을 확대한다고 밝히고 대만에 15조 원 투자 보따리를 푼 데 이어 경쟁 대응을 강화할 전망이다. 황 CEO 역시 ‘베라’를 포함한 CPU 신사업의 시장 규모를 2000억 달러(약 300조 원)로 예상했다.
다만 빅테크 주목을 받는 건 한국만이 아니다. 컴퓨텍스의 오랜 주인공이자 글로벌 공급망 거점으로 부상한 대만 기업들도 저력을 과시하며 한국과 AI 허브 위상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TSMC, 미디어텍 등 파운드리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는 물론 폭스콘과 기가바이트처럼 피지컬 AI 수요를 주도할 제조 대기업까지 갖췄다. 황 CEO는 최근 대만 투자액을 연 225조 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고 현지에 본사 사옥도 짓고 있다. 홍 원장은 “황 CEO는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를 대부로 여기며 대만 반도체 생태계에도 애정을 갖고 있다”며 “그 애정이 이번에도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수 회장도 TSMC와의 협력 강화 등을 위해 대만에 15조 원 규모의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타이베이=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타이베이=이석진 기자 s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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