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의 컬래버노믹스 <54>] 브랜드 앰버서더가 협업의 선봉장이다


지금 글로벌 일류 기업은 새로운 차원의 전략적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그 중심에 ‘브랜드 앰버서더(brand ambassador)’가 있다.
이러한 변화는 마케팅의 패러다임이 모델에게서 동반자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광고 모델이 기업이 정해준 대본에 따라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단기 계약 위주의 연기자였다면, 브랜드 앰버서더는 브랜드 철학과 가치관을 온몸으로 대변하는 페르소나이자 장기적인 파트너다.
스마트한 현대 소비자는 더 이상 작위적인 광고 카피에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 자기가 동경하는 앰버서더가 일상에서 실제로 그 브랜드를 즐기고 소비하는지, 즉 진정성을 보고 지갑을 연다. 이 진정성이야말로 현대 협업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됐다.
글로벌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톱스타를 앰버서더로 영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잘 선택한 앰버서더 한 명이 브랜드의 역사와 체질을 통째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정관념을 깨고 이미지를 변혁한 성공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프랑스 명품 샤넬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우아하지만,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러나 블랙핑크의 제니를 글로벌 브랜드 앰버서더로 위촉하면서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제니는 클래식한 샤넬 재킷을 힙하고 트렌디하게 재해석하며 스트리트 감성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샤넬은 전통적인 사모님 브랜드에서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1981~96년생)와 Z 세대(1997~2010년생)가 열망하는 브랜드로 완벽하게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전통적인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 역시 제니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스타일로 젊은 여성 소비층을 대거 흡수하며 트렌디한 패션 아이콘으로 재탄생했다.
영국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버버리가 세계적인 축구 선수 손흥민을 앰버서더로 발탁한 것도 훌륭한 협업 성공 사례다. 버버리는 정적이고 클래식한 영국 신사의 미학에 손흥민의 스포티한 활력과 글로벌 영향력을 더했다. 이를 통해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역동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브랜드와 앰버서더의 운명이 하나로 묶이는 만큼, 파트너 선택에는 반드시 사전에 엄정한 검증을 해야 한다.
먼저 유의해야 할 점은 ‘가치의 일치성(value alignment)’이다. 인지도와 화제성이 아무리 높아도 기업의 철학과 일치하지 않으면 신뢰는 생기지 않는다. 특히 ‘도덕적 리스크(moral risk)가 잠재된 인물’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과거의 언행, 갑질 논란, 법적·윤리적 결함 등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인물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공정성과 도덕성에 매우 민감하므로, 앰버서더 한 명의 일탈이 브랜드 전체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번질 수 있다.
브랜드 앰버서더를 활용한 협업은 단순한 화제성을 넘어 기업의 재무적·전략적 성과인 ‘컬래버노믹스(collabonomics)’를 창출하는 강력한 무기다. 앰버서더가 보유한 강력한 글로벌 팬덤은 브랜드로 전이돼 강력한 브랜드 충성도를 만들어낸다. 글로벌 영토 확장과 정체된 브랜드의 리빌딩을 끌어내는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이제 기업은 자사의 우수성만을 외치는 일방적 마케팅 대신 브랜드의 철학을 고스란히 체화하고 표현해 줄 수 있는 브랜드 앰버서더를 찾아 원팀으로 움직여야 한다. 결국 미래의 시장 지배력은 누가 더 매력적인 파트너를 찾아 창의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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