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앞둔 유니슨 10㎿ 해상풍력터빈… "10년 내 20㎿급 만든다"

오지혜 2026. 6. 1.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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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 풍력테스트베드 현장 가보니
유니슨 10㎿급 실증기, 날개 조립 단계
글로벌 제품 대비 작지만... 국내 개발 의의
국산화율 40%대… "80%까지 올릴 것"
추격 아닌 개척 위해 20㎿급 개발 추진
15㎿는 라이선스로… 독일社와 계약
지난달 26일 전남 영광군 풍력테스트베드에서 유니슨의 10㎿ 해상풍력터빈 실증기가 블레이드 조립을 앞두고 있다. 영광=오지혜 기자

KTX 광주송정역에서 차로 한 시간쯤 달려 지난달 26일 도착한 전남 영광군. 들판과 바다 군데군데 들어선 철제 바람개비들 사이로 해안 근처의 높이 130m짜리 흰색 타워가 눈에 들어왔다. 블레이드(날개) 조립을 앞둔 유니슨의 10메가와트(㎿)급 해상풍력터빈 실증기였다. 국내 생산 터빈 중 가장 크다는 수식어에 걸맞게 타워 앞에 대기 중인 블레이드에도 입이 떡 벌어졌다. 블레이드 하나가 길이 약 105m에 무게는 50톤에 이를 정도로 거대했다.


유니슨 10MW 터빈... 내년 6월 양산 목표

전남 영광군 풍력테스트베드에 지난달 26일 유니슨의 10㎿ 해상풍력터빈 실증기와 결합될 거대한 블레이드가 놓여 있다. 한국풍력산업협회 제공

실증기가 건설되는 곳은 정부가 국내 풍력터빈 제조기업의 인증·실증을 돕기 위해 2011년부터 지정·운영하는 풍력테스트베드였다. 국내 유일 육상풍력터빈 제조·공급기업 유니슨은 2018년 10㎿급 해상풍력터빈 개발에 뛰어들어 2023년 말 실증기 기동에 성공, 올해 1월 이곳에서 공사를 시작했다. 곧 블레이드 세 개를 하루에 하나씩 조립하면 외형이 완성된다.

블레이드 조립 뒤에는 내부 전기 결선, 한 달간의 시운전(commissioning) 등을 거쳐 7월 29일쯤 한국전력공사 전력망에 물릴 예정이다. 이어 각종 인증을 받으면 상용화로 갈 수 있다. 방조혁 유니슨 연구소장은 "설치나 제작 과정에서 생긴 문제점들을 종합 보완할 것"이라며 "내년 6월쯤 양산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은 15MW인... 시장성 있을까

지난달 26일 전남 영광군 풍력테스트베드에 우뚝 선 유니슨의 10㎿ 해상풍력터빈 실증기(오른쪽)와 여기에 조립될 블레이드(왼쪽)가 준비되고 있다. 한국풍력산업협회 제공

15㎿급 풍력터빈이 주류인 글로벌 시장에서 10㎿급 상용화가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 타워를 국내 기업의 베트남 공장에서 만들어 엄밀히 따지면 국산화 비율도 40% 수준이다. 그럼에도 미국·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를 위한 재생에너지가 강조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나름의 성과다. 타워를 국내에서 생산 시 국산화 비율이 60% 정도인데, 유니슨은 향후 블레이드 국산화로 이를 80%까지 올릴 계획이다.

방 연구소장은 "블레이드를 처음부터 개발하면 비용이 500억 원쯤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상용 블레이드를 쓰고 양산 단계에서 국산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진출 시기를 놓치면 추격자 신세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전략이다.

10㎿급 터빈으로는 국내와 일본의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을 노린다는 목표다. 부유식은 해저 지반에 하부구조물을 말뚝처럼 박는 '고정식'과 달리 부표처럼 바다에 둥둥 띄워 설치해 깊은 바다에 적합하나 아직 고정식만큼 확산되지 않았다. 방 연구소장은 "일본은 해외 터빈 기업들을 통해 부유식에 다시 도전하려는 분위기"라며 "14~15㎿급 터빈은 부유식에 쓰기 무거워 10㎿급이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남 영광군 풍력테스트베드에서 지난달 26일 유니슨의 10㎿ 해상풍력터빈 실증기가 블레이드 조립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풍력산업협회 제공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은 있다. 핵심은 듀얼 시스템이다. 바다에서 거센 바람을 맞는 풍력발전기는 고장이 나기 마련인데 유니슨은 제어기·센서·요잉(yawing·수직축 중심 회전운동)드라이브 등을 이중화해 발전기에 접근하지 않고도 고장 시 즉각 대처가 가능하다. 적용 블레이드 길이도 국내에서 가장 길어 발전효율이 좋고, 설계수명은 30년으로 업계 표준보다 5년 길다.

유니슨은 시장 선점을 위해 후속 모델 연구는 20㎿급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에서 상용화된 15㎿급 터빈은 자체 개발 대신 설계를 외국에서 사와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최근 유니슨은 독일 벤시스(Vensys) AG와 13.6·16㎿ 해상풍력터빈 기술 도입과 국내 생산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방 연구소장은 "10년 안에 20㎿급 터빈이 나올 거라 생각하며, 26㎿급까지 (개발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영광=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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