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왜 죄다 시라카와 외면했을까… KIA 생각만 달랐다? 통쾌한 복수전 시작되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시아쿼터 제도가 2026년 KBO리그에 도입되기로 결정된 직후, KBO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은 한 선수의 이름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2024년 SSG와 두산에서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뛰며 쏠쏠한 활약을 했던 시라카와 케이쇼(25·KIA)가 그 주인공이었다.
독립리그 정상급 투수로 뛰다 SSG의 6주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제안을 받고 한국에 온 시라카와는 2024년 SSG·두산에서 12경기에 나가 4승5패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었다. 물론 특급 성적은 아니지만, 선발로 뛸 수 있고 아시아쿼터 수준에서는 이만한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도 관심을 받은 이유였다.
실제 친정팀이라고 할 수 있는 SSG를 비롯, 많은 구단들이 지난해부터 올해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시라카와를 체크했다. 다만 10개 구단 모두 첫 아시아쿼터 선발에서는 시라카와를 외면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2024년 시즌 뒤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고, 그래서 당장 실전에서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재활 막바지 단계였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재활 중인 선수였고, 실전에서 공 하나 던지지 못한 선수에 도박을 할 팀은 없었다. 하지만 시라카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관심을 받게 된다. 재활을 마치고 실전에 등판할 때쯤인 지난 2~3월, 일부 구단은 아시아쿼터로 뽑은 선수들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예비 후보로 급히 시라카와를 체크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거의 대다수 구단들이 3월부터 시라카와를 체크했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아시아쿼터의 뚜껑을 열리고, 선수들의 한계가 드러나자 시라카와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그런데 5월 중순까지 그 어떤 팀도 시라카와 영입에 이르지 못했다. 현시점 아시아쿼터 교체가 필요한 모든 팀들이 시라카와의 상태를 점검했는데, 모두가 마지막 순간 머뭇거린 셈이다.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팔꿈치 재활이 정상적으로 끝났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보통 팔꿈치 수술 후 2년은 고생을 한다고 말한다. 구속은 어느 정도 돌아왔을지 몰라도, 감각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수술을 받아본 모든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직 몸이 덜 올라왔다”고 판단하는 구단들이 제법 있었다. 또한 시라카와가 2024년 시즌 막판 고전했고, 관중이 많은 경기에서 고전하는 등 멘탈적인 부분에서 의심을 가지는 구단도 있었다.
그렇게 모두가 시라카와를 ‘리스트’에만 넣고 만지작거릴 때, 가장 과감하게 대시한 구단은 결국 KIA였다. 호주 출신 외국인 내야수인 제러드 데일이 공·수 모두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하자 아시아쿼터 교체를 추진한 KIA는 야수보다는 투수 쪽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날이 더워지고, 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질 시기가 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투수 쪽 리스트를 돌려본 결과 시라카와가 가장 낫다는 판단을 하고 계약을 추진했다.

애당초 KIA는 일단 박찬호의 공백이 커 보이고, 젊은 내야수들의 풀타임 경험이 없는 만큼 일단 데일을 영입해 징검다리를 놓기로 했다. 만약 데일이라는 다리가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되면 투수를 영입한다는 계산을 세워두고 있었다. 예상보다 그 시점이 빨리 온 상황에서 여러 후보군을 비교했으나 그래도 시라카와가 가장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렇게 총액 10만 달러(계약금 2만 달러·연봉 4만 달러·인센티브 총액 4만 달러)에 계약을 했다.
시라카와는 최근 등판에서 최고 구속 153㎞를 던졌다. 물론 이는 최고 구속으로, 대다수 공들은 140㎞대 중·후반에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미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몇몇 무기들을 선보였고, 또한 KBO리그를 경험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올해 아시아쿼터 일본인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죄다 고전한 ABS 시스템 또한 경험해봤다. 당시와 지금의 존 차이가 있다는 게 중론이지만, 그래도 덜 당황할 수 있다.
시라카와 또한 한국 무대에 대한 의지가 있었고, 꽤 오랜 기간 자신에 관심을 가진 KIA에 대한 호감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KIA는 시라카와를 이번 주 1군에 합류시켜 불펜에서 예열을 마친 뒤 적당한 시점에 선발로도 넣을 계획을 하고 있다. 양쪽에서 모두 뛸 수 있기에 KIA의 기존 선발, 불펜 투수 모두가 바짝 긴장할 만한 일이다. 일단 KIA 마운드의 ‘메기’가 된 가운데, 자신을 두고 머뭇거렸던 다른 팀들에 복수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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