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생활 속 임대차 정보]환산보증금 큰 상가, 계약 만료후 재계약 유리

서정혜 기자 2026. 6. 1.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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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환산보증금 초과 상가 묵시갱신 되지 않도록 주의를
▲ 성창우 변호사 한국부동산원 울산지사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장
보증금 5억원에 월세 500만원을 내고 음식점을 운영하던 A씨는 최근 청천벽력 같은 내용증명을 받았다. 임대차 계약 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별다른 말이 없기에 계약이 연장된 줄 알고 안심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임대인은 갑자기 '계약을 해지하겠으니 6개월 뒤에 가게를 비워달라'고 통보했다.

많은 이들이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기존 계약이 그대로 안전하게 연장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상가임대차법이 정한 기준인 환산보증금(보증금+월세×100)을 초과하는 대형 상가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경우에는 임대차보호법이 아니라 민법의 묵시 갱신 규정이 적용된다. 민법 제639조는 임대차 기간이 끝난 뒤에도 임차인이 계속 사용·수익하고, 임대인이 상당 기간 이의를 하지 않으면 기존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간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법원도 민법상 묵시 갱신이 되면 존속기간을 제외하고 기존 조건만 유지될 뿐, 결국 기간의 정함이 없는 임대차가 된다고 판시했다.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일반 주택이나 일정 기준 이하 상가는 묵시 갱신이 되더라도 임대인의 해지권이 제한된다. 하지만 민법상 묵시 갱신은 다르다. 민법 제635조에 따라 임대인도 언제든 해지 통고를 할 수 있다. 건물 임대차의 경우 임차인이 해지하면 1개월 뒤 종료되고, 임대인이 해지하면 6개월 뒤 계약이 종료된다. 임차인으로서는 '계약이 연장됐다'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사실은 언제든 6개월 뒤 퇴거 요구를 받을 수 있는 상태가 되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묵시 갱신된 환산보증금 초과 상가는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가 어려워진다. 상가임대차법상 갱신 요구권은 '기간이 정해진 임대차'를 전제로,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 사이에 행사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런데 민법상 묵시 갱신이 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이 돼 계약 만료 시점을 특정할 수 없으므로 갱신 요구권 행사 시점을 특정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대법원도 환산보증금 초과 상가가 기간 없는 임대차 상태가 되면 갱신 요구권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판시했다. 결국 환산보증금 초과 상가는 묵시적 갱신이 되도록 방치하지 말고, 기간의 정함이 있는 상황일 때 갱신 요구권을 행사하거나 혹은 재계약을 통해 기간을 확정해 두는 편이 갱신권 사용 가능성이나 임대인의 해지권 제한의 면에서 유리할 것이다.

성창우 변호사 한국부동산원 울산지사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장